한창 사과나무 꽃들이 개화할 시기인 5월, 서하면 신기마을에는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로 인해 사과 열매가 제때 열리지 않아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월25일 취재진이 방문한 냉해피해 현장 농장에는 사과열매는 없고 울창한 나무만이 농장에 자리 잡고 있다. 신기마을에서 10여 년간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전판익씨는 지금쯤 보여야 할 사과 열매가 보이지 않아 근심이 가득하다. 그는 “사과농사를 지으며 지금까지 냉해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평균적으로 30% 정도는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매번 농사를 지었다”며 “지금처럼 농지 절반의 대규모 냉해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매우 당황스럽다”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냉해피해는 이상기후로 기온이 상승하면 과수나무들이 예년보다 일찍 꽃을 개화해 갑작스러운 저온을 견디지 못하고 꽃이 얼면서 열매가 불량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상기후로 올해 3월은 기상 관측 아래 가장 따뜻한 봄철을 기록했다. 벚꽃을 포함한 봄꽃들이 일찍 개화한 데 이어 사과와 배 등 과수 꽃들이 빨리 개화를 시작하면서 문제가 더 커진 것이다. 특히 올해 신기마을을 비롯한 일부 서하 마을에서는 바람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저온 현상이 유지되면서 더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 상황을 극복하는데 있어 현실과는 거리가 먼 농작물재해보험은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보상 기준과 절차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과나무는 연생에 따라 보상 기준이 다르게 적용 받는다. 2년생 미만의 경우 보험에 가입할 수 없고, 그 이후 연생에 따라 전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 열매 개수를 예상한다. 이때 올해 열매 예상치가 한 그루당 100개라고 가정하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열매 개수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다. 여기서 보험혜택은 자부담 20%를 동반하는데 이때 전년도 보험혜택을 받은 농가라면 추가로 자부담 비율이 더 높아진다. 또 6월말 7월초에 실시하는 착과수 조사에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열매까지 정상적인 열매로 포함하여 기준을 삼다보니 실질적인 보상은 미비한 실정이다. 전씨는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은 실제로 겪은 피해에 비해 미비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큰 피해를 입었을 때는 더 확실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농민들은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바탕으로 한 피해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현재 냉해피해를 입은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월25일 기준 현재까지 조사된 서하면 냉해피해는 운곡마을이 6만4000평으로 가장 많았고 중산마을 5만7000평, 은행마을 3만5000평, 오현마을 2만5000평, 거기마을 2만4800평, 송계마을 2만평, 해평마을 1만8000평, 황산마을 1만6000평, 반정마을 1만4000평, 신기마을 1만4000평, 다곡마을 1만평, 우전마을 9800평, 월평마을 8900평, 봉전마을 8300평, 호성마을 7600평, 대황마을 6000평 순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추가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함양군은 이상저온 및 서리피해 관련 농가를 대상으로 한 지원계획을 오는 31일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곽영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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