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귀농·귀촌을 할까? 2021년 기준 전체 귀농·귀촌인 수는 51만여 명으로 전년도 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30대 이하 귀촌인이 43.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년 전 농촌으로 떠나는 나를 응원하던 도시 친구들 몇몇 또한 귀촌하여 생활하고 있으니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조사한 <귀농·귀촌 실태조사>에 따르면 귀농·귀촌하는 이유 1위가 “자연환경이 좋아서”였다. 정서적인 여유,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이 그 뒤를 잇는다. 현재 농촌에서 여러 제도와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그러했듯, 함양에서 사귄 귀농·귀촌 청년들이 그러했듯 농촌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자연 풍경이 주는 감동에서 농촌을 향하는 마음이 시작된다. 그 자연에서 오는 감탄, 감동을 설명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생태감수성’이다. 요즘 이를 활용한 학교 텃밭, 생태 체험, 숲 생태 놀이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이 많이 생겨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생태감수성을 ‘자연세계에 대한 공감적 정서를 바탕으로 자연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민감하게 지각하고 자신의 삶과 자연의 연결성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 설명한다. 요즘 ‘환경감수성’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환경보호가 아닌 자연과 삶을 생명이라는 커다란 순환으로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생태’감수성이라 구분 지으며 글을 이어간다. 이는 직접 자연을 가꾸며 삶의 순환을 이해하고 생명을 기르며 사계절을 체감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어느 청년 농부의 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에 따르면 “농부가 되고 작은 생명을 바라보는 눈이 생겼어요. 그 눈으로 삶을 들여다보니 시에 담기는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농사를 짓다 보면 고단하고 쓸쓸한 날도 있어요. 하지만 농부로 살면서 배우게 돼요. 햇살 좋은 날도, 눈이 내리는 날도, 태풍이 몰아치는 날도 있다는 것을요. 그 모든 날이 어울려 삶이 된다는 것을요.”라는 말처럼 작은 밭과 흙 한 줌에 세상이 온통 들어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숭고함이 바로 생태감수성을 틔우는 씨앗이다. 오직 자연에서, 농촌에서만 배울 수 있기에 앞으로 생태감수성은 농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발전 가능성이 된다. <리틀포레스트>와 <워낭소리>와 같이 농촌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담은 영화가 흥행하는 것도, 주말이면 바다와 산으로 관광객이 몰리는 것도 자연의 이야기가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흙을 밟는 일이 적어지고 계절의 변화를 알아챌 겨를없이 바쁘고 치열한 도시민의 일상이 반복될수록 자연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질 것이므로 생태감수성의 필요는 더 커질 것이다. 또한, 자연에 공감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면 보다 나은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분쟁의 해결점이 되기도 하므로. 흙을 만지고 생명을 기르는 시야와 농사를 짓는 이들의 품을 배우는 농촌의 삶에 가치를 둔다. 내가 농촌을 살아가는 이들의 풍경에서 발걸음을 움직였듯, 누군가 내 모습을 보고 더 풍요로운 시선으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도 열심히 모종을 심어 텃밭을 가꾸는 삶을 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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