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100리 벚꽃 길을 달리는 합천벚꽃마라톤대회는 4년 만에 다시 열려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 1만2000여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역대 최다 참가자 수를 기록해선지 합천군은 한껏 고무되어 벌써 내년 대회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합천에서 생산된 영호진미를 완주기념품으로 받아 든 참가자들은 완주의 기쁨 못지않게 비록 소량이지만 지역 특산품인 쌀 선물에 매우 흡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만개한 벚꽃이 꽃비가 되어 쏟아지는 가운데 지역 주민과 각지에서 찾아온 참가자가 하나가 되는 한마당 잔치 그 자체였다. 마라톤 주로에서 만난 함양출신 러너 몇 분들과 달리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함양에서도 적지 않은 마라토너들이 참가해선지 ‘함양’로고가 새겨진 선수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왔다. 2주 전 진주남강마라톤대회에서 만난 분들과 마찬가지로 몇 해 전까지 함양에서 열렸던 마라톤대회가 올해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에 적잖이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엔데믹 이후 마라톤대회를 재개하는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2020년 함양산삼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가 취소한 이후 올해는 함양산삼축제 기간에 마라톤대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군민들과 마라톤 동호인들에게는 못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함양군에서 어떤 이유에선지 올해 마라톤대회 개최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사실 함양마라톤대회는 2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지역의 한마당 축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마라톤대회 계획이 없다는 것은 실망스럽다. 마라톤이 갖는 의미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대감염병 시기를 거치면서 달리기 같은 운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달리기 열기는 지역민의 건강 바로미터나 마찬가지다. 지역의 역동성을 되살리고 건강한 사회를 형성할 수 있는 동인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달리기에 나선다면 국민건강은 저절로 좋아진다.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최고다. 달리기는 창의력의 보고라 할 정도로 매력적인 운동이다. 국민건강지수를 올려주는 거대한 물결이 달리기 열풍이라 할만하다. 함양에도 건강하게 달리는 분들이 많다. 팔순을 앞두고 있는 국내 최고령 울트라마라토너를 비롯해서 아침저녁으로 상림과 위천 주변을 달리는 수많은 동호인과 군민들을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해서는 달리기 캠페인이라도 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적으로 건강한 도시들의 특징은 달리기가 보편화되어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는 점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 고장 함양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추고 있어 달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건강의 상징이랄 수 있는 산삼을 매개로 한 축제를 해마다 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마라톤대회 개최는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함양산삼마라톤 완주자에게 ‘함양산삼’을 기념품으로 건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 물론 기념품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함양만의 특화된 마라톤 상품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함양마라톤대회의 코스는 수려한 경관을 끼고 있는데다 선수들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어 ‘가을의 전설’을 꿈꾸는 마라톤 애호가들에게 충분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기적으로 올해 함양마라톤대회 개최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규모와 관계없이 산삼축제 기간에 마라톤대회를 열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지역민이 함께하는 작은 달리기 행사라도 무방하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마라톤대회는 필수라 할 만큼 공인된 종목이다. 함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함양마라톤대회가 해마다 개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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