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편(始計篇) 29) 대체로 싸우기도 전에 묘산(廟算)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은 전략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아직 싸우기도 전에 묘산하여 승리하지 못하는 것은 전략이 졸렬했기 때문이다. 전략이 훌륭하면 승리하고 전략이 졸렬하면 승리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전략이 없음에랴, 나는 이것으로 보아 승부(勝負)를 예견(豫見)한다.原文(원문)夫未戰而廟算勝者(부미전이묘산승자)는 得算多也(득산다야)요 未戰而廟算不勝者(미전이묘산불승자)는 得算少也(득산소야)라 多算勝(다산승)이고 少算不勝而況於無算乎(소산불승이황어무산호)아 吾以此觀之(오이차관지)면 勝負見矣(승부견의)니라.解說(해설)옛날의 임금들은 자기 생각에 의하여 전쟁을 시작하지 않고 반드시 종묘에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들에게 전쟁에 관하여 고하고 그 조상들의 영전에서 큰 거북껍질을 불로 지져 점을 쳤다. 그 점이 길하면 날시와 계절을 참작하여 적당한 시기에 군사를 일으켰다. 이에 앞서 임금은 바느시 대신, 또는 장수들을 종묘에 모아놓고 작전계획을 짰다. 이러한 의식은 임금이 백성들의 생명이나 재산을 가벼이 여기고 함부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전쟁을 시작하기 전의 탁상론(卓上論)에서도 그 계산에 오인(誤認)이나 실수만 없다면 충분한 산출방법이 뛰어나 있는 쪽이 승리를 얻을 공산이 큰 법이다. 만일 싸우기 전의 검토방법에서 상대보다 뒤지는 점이 있다면 확실한 공산을 얻기 힘들다.더구나 아무런 공산도 없고 확실한 숫자도 얻지 못한채 요행만 바란다면 참패는 명약관화한 일이다. 실전(實戰)에 임한 다음에 실수를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작은 승패는 혹 운에 좌우될지 모르나 전쟁의 전체적인 국면(局面)에 있어 소장(消長)이란 반드시 있는 법이다. 그러나 대국(大局)의 승패는 공산(公算)이 많은 쪽이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으로 시계편(始計篇)을 끝내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여기에서 강조한 것은 전쟁은 정확한 정세판단과 치밀한 계산 밑에서 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다섯가지의 기본 요건과 일곱가지의 전력(戰力)을 비교분석 검토해 보아서 적보다 승산이 더 많으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요 적보다 승산이 적으면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승산이 적기만 해도 승리할 수 없는 것인데 더구나 승산이 전혀 없는 경우야 더 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註(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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