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말투가 왜 그래? 엄마한테 이럴래?” “내가 뭘? 난 평소에 하던 대로 한 건데!” “...동영상 찍어서 보여 줄까?” 어느 경상도 가정의 엄마와 딸 사이에 주고받은 대화 중 일부이다. 그 엄마가 나이고 그 딸이 내 딸이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하기에 일가견이 있다고 하는 내가, 친하게 잘 지내다가도 한 번씩 터지는 이런 일들에 상처를 받곤 한다. 하지만 중고생을 자녀로 둔 가정에서는 한 번씩 경험하는 일일 것이다. 이것은 다 말투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말투란 말하는 버릇이나 모양을 뜻한다고 국어사전에 나온다. 상대방의 말에 마음이 상했을 때 쓴다고 덧붙여 있다. 권위적이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 억압하는 말, 예의 없는 말, 게다가 인상을 쓰고 짜증스럽게 하는 말은 일당을 받고 들으라고 해도 듣기가 싫다. 우리나라 속담에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 라는 속담도 있다. 비슷한 말이라도 어떤 태도로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고 하겠다. 주변에 보면 말투가 기분 나쁘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지고 말을 줄이게 되며 말하기에 점차 자신감을 잃어 대인관계에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대인관계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말의 내용과 질,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말투가 중요하다. 대인관계를 위해서라도 말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투를 고칠 수 있을까? 우선은 내 말투가 어떤지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진단의 가장 좋은 방법은 녹화를 해 보는 것이다. 녹음은 소리만 확인 가능하나 녹화는 말과 태도를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녹화 후에 말 끝의 고저와 길이를 비교해 보라. 끝 음을 올릴 때와 내릴 때, 길게 할 때와 짧게 할 때는 그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끝 음이 올라가면 가볍고 친근감을 주며 내려가면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나 앵커는 끝말을 짧게 끊으면서 끝을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의 말은 신뢰감과 안정감을 준다. 말 끝을 올리고 길게 하면 친근감과 부드러움을 준다. 그래서 시골 사람들이 서울말 쓴다고 끝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아닐까. 친구 중에 서울 토박이가 있는데 그 친구와 통화를 하면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끝나도 기분이 참 좋다. 말 끝이 올라가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내게는 항상 서울에서 몇 년만 살았으면 아니 딱 6개월만이라도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고치기 힘든 고질적인 사투리 억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와 전화를 하면 목소리가 통통 튀고 에너지가 넘쳐 기분이 좋아진다며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부드럽게 상대의 의향을 묻듯이 말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좀 늦게 도착했을 겨우 “왜 늦게 왔어? 기다리다 지쳐서 죽겠다. 다시는 약속 안해”라고 말할 때는 기분이 몹시 상한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나 보구나. 걱정했어.” 라고 내 입장이 되어 말을 해주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그 친구가 고맙게 생각되어 둘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익혀도 말투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익혀야 되니 말투도 연습이다. 시중의 많은 책과 여러 사람이 말투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말투는 연습보다는 사랑이다.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밍밍하고 평범한 말투로 하게 마련이고 사랑이 식으면 말투도 달라진다. 상대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은 상대를 기분 좋게 하고 끌리게 한다. 이제부터 상대에게 희망을 주고 끌리는 말투로 대화하라. 그러면 당신과 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하루하루의 생활에 꽃향기가 번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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