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아름다움이라도 지켜야 되겠다는 마음에서 이 영화를 찍게 됐다” 다큐 영화 <수라>로 함양군을 찾은 황윤 감독은 지난 11일 오후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GV 감독과의 대화에서 “지난 7년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을 쫓아다니며 군산 수라갯벌의 멸종위기종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한 영화”라고 밝혔다. 영화 <수라>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별’(2001), ‘어느 날 그 길에서’(2006), ‘잡식가족의 딜레마’(2014) 등 동물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황윤 감독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신작이라는 평가가 있다. 황 감독은 “제가 갯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3년도에 새만금 갯벌살리기 3보 1배였다. 성직자분들이 목숨을 걸고 부안에서부터 서울까지 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면서 올라오셨다. 그때 이제 처음으로 갯벌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머리로 이해했던 것 같다. 그러다 2006년 대법원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고 갯벌이 다 사라질 것만 같은 위기감에 달려갔다. 그 싸움 과정에서 충격과 트라우마 그리고 패배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우연히 군산에 개인적인 이유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새만금의 새를 기록하는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단장을 만난 계기로 7년 동안 <수라>를 촬영하게 됐다. 그는 “오동필 단장을 통해 다 죽었을것이라 생각했던 멸종위기 새가 수라갯벌에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여전히 이것을 기록해 오고 있었던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뒤섞이면서 그때부터 바로 촬영을 진행했다. 그래서 7년 동안 이 영화를 찍게 됐다”며 “끝까지 살아있는 생명들이 결국 저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수라갯벌을 없애고 그 자리에 새만금신공항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충분히 법정 보호종이 50종 이상 사는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임을 강조하면서 남은 아름다움이라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촬영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끝으로 황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수라갯벌에 관심을 가진다면 수라갯벌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