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살이 5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합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10년을 보내고, 서울, 대전, 부산, 광주, 창원, 김해 등 도시 생활을 하다가 다시 고향 같은 함양으로 와서 살고 있다. 남덕유산과 지리산을 아우르는 함양 생활에 만족하며 수없이 찾아오는 국내외 지인들에게 유서 깊은 함양의 명승지와 자연을 보여주며 함양자랑을 하고 있다. 도시 체질이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아내도 함양자랑에 흠뻑 빠져있다. 이곳에 와서 처음 눈에 들어온 것 중의 하나가 생활 쓰레기였다. 우리가 사는 곳 바로 뒤편으로 남강으로 합류하는 소하천이 흐른다. 피라미, 다슬기가 사는 맑은 물이 흐른다. 그런데 생활 쓰레기가 너무나 많이 흩어져 있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수동면사무소를 찾아 사정을 설명하고 커다란 공용쓰레기 자루를 얻었다. 장화를 신고 하천에 들어가 쓰레기를 자루에 담았다. 온갖 쓰레기들이 있었다. 농약병, 거름 자루, 농작물을 덮는 비닐, 깡통, 과자봉지, 음료수병과 각종 생활 쓰레기...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혼자서 하는 작업이라 힘에 부치기도 하였다. 물기 먹은 쓰레기를 담은 자루를 도로변에 올려놓고 승합차에 실어서 쓰레기 집하장으로 옮겼다. 그다음으로 국도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다. 역시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이 도로변 검불과 꽃들 사이에 버려져 있었다. 지금까지 몇 번에 걸쳐서 작업하였고, 또 50리터짜리 공용쓰레기 자루 30장을 갖다 두고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 쓰레기들을 치우며, 또한 길을 지나다 보면 눈에 띄는 쓰레기들을 보며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어떻게 하면 청정 함양을 이룰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3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는 우리 교육의 문제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여 전인적인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생활의 기본을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남을 배려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결국 자신과 공동체의 유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둘째는 공동체성의 결여이다. 나의 작은 행동이 공동체를 세우기도, 파괴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각 지역공동체가 자기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클린 함양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점검하여야 한다고 본다. 쓰레기 분리수거 배출법에 대한 안내방송만으로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 여기저기 CCTV 설치와 벌금에 대한 플래카드를 걸고, 빨강색 스티커를 붙이는 경고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책을 개발한 후 각 마을 단위, 면 단위로 클린 함양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우수사례를 발굴 격려하고 홍보한다면 클린 함양을 이루어 우리 모두 지금보다 살기 좋은 함양을 누리며 살게 될 것이다. 오늘도 클린 함양을 꿈꾸며 양손에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어 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