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엄마의 기사를 늘 읽어주시는 분들이라면 저를 기억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기쁜 마음으로 이마가구라 게이꼬 씨의 딸, 저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합니다. 저는 작년 1월 달부터 한국어를 가르치는 알바를 시작하여 올해 1월 달을 마지막으로 교사생활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에 가면 치킨도 먹을 수 있고 매운탕, 김치찌개, 깍두기, 깻잎과 상추에 쌈을 싸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일본에서는 한국 식자재를 사기가 어렵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재작년 대학교에서 한국어교사에 관한 공부를 잠깐 하면서 흥미가 생겼고, 더 진지하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1년 휴학계를 내고 일본에 경험을 쌓으러 왔습니다. 많은 분들도 느끼고 계시겠지만 저도 역시 태어나서 자랄 때부터 한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화두에 오르면 개이지 않는 먹구름과 같이 마음이 답답하곤 했습니다. 자란 곳이 한국인지라 한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이 늘 스스로를 혼혈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인식 속에 살게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일본에 오게 되면서 한국과 일본 혼혈로 태어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 속에서 하루하루 학생들과 만나 수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K-pop 이 좋아 한국어를 배우게 된 학생들,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는 소년, 한국 드라마가 좋아 공부를 시작하게 된 어머님들, 한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직장인, 한국의 건축물과 문화가 좋아서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아직 지식이 많지 않았던지라 단지 즐겁게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하다 보니 제가 한국에 돌아가 경험하고 공부해야 하는 것들이 하나 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문화 유적지를 돌아보고 한국사를 공부하고 바른 말을 사용하고 외국인의 시점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친다고 하면 교재를 보고 그저 가르쳐 주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수강생들은 한국의 문화에 관한 이야기에 더욱 눈을 반짝입니다. 그러다보면 피해갈 수 없이 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일본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할까 여러분도 궁금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분들은 가끔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를 취하며 공감하며 듣습니다. 제가 전부를 만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일본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많은 분들의 희생을 일본에 알리고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가 용서할 수 없을 만큼 분할지 몰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사랑하면서 진정한 이해를 도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한국과 일본 혼혈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이었습니다. 만약 일본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꺼내기도 많이 어려워했을 거라 예상이 됩니다. 어릴 땐 혼란이 있기도 했지만 그 혼란이 결국엔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위한 저의 성장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한국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너무 미운 시선으로는 보지 마시고 한국의 정의 문화로 그저 보듬고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세운 새해 목표가 한국을 돌아보기, 말끔한 한복 한 벌 장만하기, 역사 책 30권 읽기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새해 목표를 세우셨나요? 할 수만 있다면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아직 일본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하신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무사히 다녀오시고, 여러분 많은 목표가 있으시겠지만 건강만큼 귀한 것은 없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외로운 사람 없이 따수운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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