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리는 짜릿함과 가슴 뛰게 하는 감동을 주는 것이 월드컵 축구입니다.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코리아를 목청껏 외치는 것 또한 축구라는 스포츠의 묘한 매력입니다. 심지어 북중미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축구 때문에 감정이 상해서 나라 간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축구는 손과 팔을 제외한 신체 모든 부위로 상대방의 골대 안에 공을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경기입니다. 방법도 단순하고 규칙도 쉬워서 일반인도 즐길 수 있으며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전술 구사로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의외성이 많아 사람들이 열광하는 스포츠로 발전했습니다. 한마디로 각본 없는 드라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짚으로 엮은 공과 나뭇가지로 만든 골대만 있다면, 남녀노소 상관없이 사막에서도 남·북극에서도 오대양 육대주 지구상 어느 곳일지라도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바로 축구입니다. 근 한 달을 카타르 월드컵 축구에 빠져들어 밤잠을 설쳤습니다. 대한민국의 경기는 선수와 한마음이 되어 운동장을 누볐고 도하 현장의 붉은 악마 응원단 못지않게 태극기를 흔들며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2대 1로 꺾는 순간, 승리의 기쁨과 함성으로 우리 집이 흔들리고 대한민국이 잠시 흔들렸습니다. 우루과이를 제치고 극적인 16강행을 확정지은 찰나, 관중석 붉은 악마 응원단이 선수들에게 건넨 태극기에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유난히 또렷하게 손글씨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로 마침내 16강을 이뤄내자, ‘중꺽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MZ 세대들이 줄여서 만든 말)’는 이역만리를 넘어 온 세상 배달겨레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가 축구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2002년은 ‘꿈☆은 이루어진다’가 유행어였다면, 2023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중꺾마’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e스포츠 프로게이머 김혁규가 “오늘 지긴 했지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한 말에 기자는 ‘패배는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느낌 만점 제목을 달면서 ‘중꺾마’는 첫선을 보였습니다. 이후 디알엑스(DRX)의 공식 응원 문구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사용됐고, 10년의 도전과 7번의 패배 후 최강 T1을 물리치고 롤드컵에서 기적과 같은 우승을 합니다. 이리하여 ‘중꺾마’는 언더독(underdog: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여서 경기나 싸움에서 질 것 같은 사람이나 팀을 이르는 말)이 역전승을 기원하는 하나의 밈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칠전팔기(七顚八起), 절대 포기하지 마(Never give up), 불가능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Impossible is nothing)’라는 글귀도 결국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과 일맥상통합니다. 대한민국과 우루과이가 무승부를 기록할 때도 가나에 아쉽게 2대3으로 패한 경기에서도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이뤘을 때도 우리나라 각종 언론 매체들은 한결같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표제를 달고 보도기사를 냈습니다. 심지어 브라질과의 16강전 4대1로 패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선수들이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떨궜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에 집중한 선수들에게 격려 박수를 보낸 국민이 더 많았습니다. 승패의 결과보다 90분 내내 최선을 다해 경기장을 누빈 투혼을 높이 샀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축구에 대한 즐거운 추억이 많습니다. 학급 대항, 학교 대항, 마을 대항 축구 시합을 즐겼으며 군 복무 중에는 일명 군대스리가 군대 축구도 경험했습니다. 다른 종목은 모두 져도 축구에서 우승하면 다 이긴 것처럼 기고만장하기도 했습니다. 교내 체육행사 중 학급 대항 축구 시합은 늘 인기 최고였고 이웃 학교와의 친선시합 승리만으로도 축구선수는 우리들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전교생이 교기를 앞세우고 교가와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에게 ‘중꺾마’ 힘을 불어넣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 시절이 그리워서 오늘은 맹추위 아랑곳하지 않고 축구를 즐기는 함양중 건아들과 함께 운동장을 누볐습니다. 각설, 정말 간절히 원하고 절실하면 꿈은 언젠간 이루어집니다. 과정을 중시하고 빌드업(Buildup: 축구에서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하고 공격을 전개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이나 패스워크 등 총체적인 과정, 일상에서는 무언가를 얻거나 이루기 위해 진행하는 모든 사전 작업)을 지향한 한국축구처럼 우리 다볕골 청소년들도 차근차근 실력과 내공을 쌓길 바랍니다. 그 어떤 상황의 시련과 역경에서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불굴의 함양중학 건아들이여! 2023년 계묘년 새해, 목표를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뜨거운 도전에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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