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을 넘어 이제 일흔을 향해가고 있는 나는 언제 노인의 나이가 되었던가?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어려서는 한해가 너무 멀어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왜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흘러가는지 알 가 없다고들 하는 나이가 된다. 세계인구중 노령인구 구성비는 2021년말 기준 9.8%에서 2070년이 되면 20.1%로 10.3%증가하고 우리나라는 17.5%에서 46.4%로 늘어난다. 즉, 약 50년 뒤에는 세계인구 5명중 1명, 우리나라는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고령이 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노인이 많은 국가가 되는데 이는 세계인구가 평균 40대초, 중반일 때 우리는 60세가 넘어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236개 나라 중 가장 연령이 높은 장수의 나라로 손색이 없을 것이나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11월말 기준 함양군 인구는 외국인 385명을 제외하고 37,797명이며, 이중 65세이상 노인인구는 13,754명으로 약 36.4%인데, 읍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면이 40%이상의 노인이 살고 있다는게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 내가 아는 노인분들은 어떻게 살고 계실까? 한분은 70대 중반의 나이인데 자식들뿐만 아니라 손자들까지 거의 키운 몇 년전인 예순후반부터 초등학교 졸업학력으로 배우지 못한데 한이 맺혀 느즈막이 영어공부를 시작하고, 색소폰을 불고, 사군자를 그리거나 서예공부를 하면서 각종 전국대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으며, 젊어서부터 가입했던 단체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하는 재미로 보람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출향인 중 서울에 거주하시는 선배 한분은 여든 후반의 연세인데 함양의 재산 모두 정리하고 상경 후 자신이 사는 가까운 곳에 자식들이 살면서 주말로 반찬을 가지고 손자들 데리고 오면 얘들 보는 재미로 사신다는데 몇해 전 부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중풍을 앓은 탓에 매일같이 걸음마 운동을 시키면서 10여년을 보냈다고 하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또 한분은 서울에서 젊은 시절 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노후에는 상가건물 몇 개 가지고 있으면서 임대를 주어 거기서 나오는 전, 월세 수익금으로 자기 부인에게 매월 2백만원씩 생활비로 20여년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의 병이 심해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부득이 양로원에 입소를 했는데 그로부터 몇 달 후 병세가 악화되자 그제서야 죽음을 느끼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에게 아무말없이 통장 몇 개를 끄집어내어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라면서 불쑥 내밀더라는 것이다. 모두 합쳐보니 2억원이 조금 넘었다는데, 편히 먹고 살라고 생활비를 줬더니 먹고 싶은 것 먹지 못하고 아플 때도 참고 지내더만 결국 이렇게 떠나가는구나 하면서 자신도 몰래 닭똥만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다. 70대 후반의 한분은 요즈음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옥 짓는데 전념하면서 주위에서 사람들이 “나이 들어 뭘하겠다고 저리도 노동을 많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냐?”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일을 하지 않으면 병이 생겨서 견딜 수가 없다면서 충청도나 전라도등 전국에서 유명한 목공기술자들을 불러와 함께 일하는 재미로 살아가시는 분이 있어 나도 한번 해 볼거라고 며칠 거들어 보았지만 결국 허리도 아프고 온몸이 부서질 것만 같아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고 손들고 말았다. 60대에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렇겠지만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서 시집장가 보내주고, 집이라도 한 칸 마련하려고 하면 양가에서 이리 저리 조리전에 빚을 내어 보태줘야 하는 부모들이 태반이 아닐까? 어디 그 뿐이랴? 이제 노후를 조금 편케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순간, 손자가 태어나면 또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서울이나 부산 등 도시로 쫓아 다녀야 하는데 짧게는 3년이나 4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고생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자식들이 고마운 뜻으로 주는 용돈은 반찬이나 먹거리를 준비하고, 손자에게 장난감이나 옷가지를 사주는데 다 털어넣고 하는 걸 자식들이 알고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자라는 손자의 재롱 속에 보람을 느끼는 노인은 행복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분들께 권장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무엇이든지 적성에 맞는 취미활동을 하시고 특히, 건강을 위해 소식(少食), 다동(多動), 다접(多接), 다휴(多休), 다설(多泄), 다망(多忘) 등 1소5다(1小5多)를 잘 실천해 인생말년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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