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곶감을 판매하다보니 햇곶감이 출시되는 이맘때가 참 애매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일년 숙성된 곶감을 판매했는데 곶감을 주문하고 받은 고객이 햇곶감인줄 알고 주문했다는 겁니다. 이제 분이 살짝 올라오는 예쁜 곶감을 기대했는데 분이 두텁게 난 묵은 곶감이 올 줄 몰랐다는 겁니다. 지난 달 말부터 가끔 이런 후기가 올라와서 최근에는 배송 전에 “지금 판매하는 곶감은 햇곶감이 아니고 1년 숙성된 곶감입니다” 하고 미리 상품 안내는 했지만 가끔 이런 일이 생깁니다.햅쌀, 햇사과 같은 햇식품이 주는 신선한 이미지가 있어 곶감도 햇곶감을 많이 기다립니다. 일 년 숙성된 곶감이라고 하면 햇곶감 나올 때 주문하겠다고 합니다. 햇곶감 출시를 기다리는 고객이 많습니다. 마침 지난 해 말린 곶감이 막 다 팔리고 때 맞춰 햇곶감을 포장하게 되었습니다. 햇곶감 판매 글을 아직 올리지도 못했는데 며칠 새 선물용 예약 주문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분이 나기 시작하는 햇곶감은 오래 숙성된 곶감처럼 깊은 맛은 덜하지만 달콤하고 입안에 감도는 향기가 일품입니다. 이 맛에 햇곶감을 기다리나 봅니다. 당장 햇곶감을 선물 상자에 담아 배송을 해야 하는데 작목반에 신청한 택배 포장재는 어찌된 일인지 아직 소식도 없습니다. 다행히 햇곶감을 담을 선물 포장재는 준비가 되어있고 택배 포장재는 지난 해 쓰고 남은 것이 있어 당분간은 문제가 없습니다. 햇곶감을 덕장에서 내려 하우스에서 햇볕 샤워를 시키고 포장하는 일이 만만찮은 작업이라 힘이 좀 든다는 것 외 모든 일은 순조롭습니다. 지난 시월 말부터 감을 깎기 시작할 때는 생감을 보관할 저온저장고를 빌리지 못해 난감했습니다. 매년 빌려 쓰던 저온저장고가 고장이 나서 새로운 저장고를 빌려야하는데 나는 기껏 한 달 사용하고 크게 돈이 안 되는 고객이라 선뜻 임대해주겠다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어렵게 올 한해 한 달은 빌렸지만 내년은 장담을 할 수가 없어 이 참에 저온 냉동 겸용 창고를 한 동 지었습니다. 곶감 농사가 이렇게 매년 시설 투자를 해야 하니 유감스런 일이지만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옛날에는 날씨가 도와주어서 넓은 덕장만 있으면 고품질 곶감이 만들어졌지만 요즘은 날씨가 옛날 같지 않아 영하 25도 아래로 떨어지는 냉동 창고가 있어야 고품질 곶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올해까지는 남의 저장고에 감을 보관하였기에 보관료도 적지 않게 나갔고 감을 깎을 만큼 계속 차로 실어 날라야 했기에 힘도 들지만 부대비용도 만만찮았는데 이번에 반듯한 냉동 창고를 지어서 내년에는 힘이 좀 덜 들겠습니다. 그리고 시설투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투자인데, 나는 운 좋게도 30년 투자한 아들이 지난해부터 가업을 잇기 위해 같이하고 있어 귀감의 미래는 밝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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