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 번에 걸쳐 어머니를 대신하여 글을 쓰게 된 강원경이라고 합니다. 지난 주 저는 아리타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드리려 합니다. 아리타라는 곳은 일본 큐슈 북부 사가현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이름입니다. 어렸을 적 후쿠오카 행 기차를 타며 이곳을 지나갈 때면 어머니께서는 늘 “이곳은 한국 조상 분들의 공과 희생이 있는 곳이야, 정말 감사해야 돼”라는 말을 해주시곤 했습니다. 그저 스쳐지나가며 들었던 곳을 직접 와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도자기를 사러 가본적도 없을뿐더러 지식도 없던 터라 그저 둘러보기만 하고 온 것이 아쉬워 다녀온 후 조금 더 공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한국과 큰 관련이 있는 곳입니다. 정유재란과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조선에서 끌려온 도공들에 의해 크게 발전한 도자기 마을입니다. 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은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큰 전쟁입니다. 도자기 전쟁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일본은 조선의 도자기 기술을 가져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도조 이삼평을 포함한 여러 도공들이 이마리라는 항구를 통해 일본에 들어오게 되고 훗날 이 이마리 항구를 통해 일본도기의 많은 수출이 이루어져 아리타 도기는 이마리 도기라고도 불리우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온 도조 이삼평은 자기 생산에 적합한 흙을 찾아 나베시마라는 곳을 전전하다가 1616년 동부 이즈미야마에서 도자기를 만드는데 바탕이 되는 흙과 양질의 자석광을 발견하고 일본 최초의 백자기를 생산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로 인해 아리타 지역에는 자기 가마들이 우후죽순으로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나베시마 측은 어지러워진 생산체계를 정리하고 자기의 품질 확보를 위해 조선 자기장들을 중심으로 13개의 가마로 재편했습니다. 또한 가마들을 관리하는 기관을 설치하고 효율적인 분업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은 조선 자기장들의 앞선 기술을 통하여 명나라의 도자양식을 수용하고 거기에 일본의 전통회화나 공예의 색상과 문양들을 넣어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곳 아리타에 와 보시면 이러한 조선 도기장들의 공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일본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도조 이삼평을 기리는 이삼평비가 도잔 신사에 세워져 있고 이즈미야마 채석장에 가보시면 보호하기 위해 더 이상 채석을 하지 않고 국가에서 사적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즈미야마 채석장 앞에는 한국어로도 설명이 적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문구는 “400년 동안 하나의 산을 도자기로 바꾸었다”라는 문구입니다. 얼마나 많은 발전과 생산이 이루어졌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번 기사를 쓰는 것을 계기로 조사를 해보면서 많은 분들의 글을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그 분들 감상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의견은 과연 이 조선의 도공 이삼평이라는 사람이 한국에 있었다면 이처럼 추앙받고 대접받을 수 있었겠는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글을 읽으시고 왜 한국 기술을 일본에 가져간 것이냐 마냥 곱게 볼 수는 없다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이 그만큼 조선의 자기장들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대우했고 환경을 조성해주었다는 부분에서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아리타라는 지역이 궁금해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꼭 한 번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보시게 되면 100년 이상 된 옛 건물을 보실 수 있고 한국 도자기 기술과 일본의 문양이 들어가 색다른 분위기를 내는 도자기들을 눈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또 요즘은 젊은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들과 머그컵도 판매하니 남녀노소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문을 열고 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골든 위크”라 해서 5월 달에 긴 연휴가 있습니다. 그 때 큰 축제를 하고,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은 싫어서 조금 여유롭게 가고 싶다 싶으시면 10~11월 가을 축제도 열리니 그 때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시면 중간 중간 밥을 먹을 음식점들이 있고 “포세린 파크”라고 현재는 원활한 영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덕분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독일양식 건축물도 있습니다. 가셔서 가족들 선물도 사시고 많은 추억 만드셨으면 합니다. 최근 들어 비자가 풀리고 일본여행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건강 유의하시면서 여행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참고: [구송 박병수님의 블로그] 이삼평(李參平) // 조선에서 끌려간 일본 자기(瓷器)의 시조[소금단지] 일본 아리타(有田)의 도조이삼평요(陶祖李參平窯) ‘조선의 도공 이야기’글 강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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