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삶이 지치고 고달프기 시작할 때 퇴사를 결심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시골로 내려가 쉬고 싶었다. 그러던 중 함양군 청년 마을 ‘고마워, 할매’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신청 후 합격 문자를 받은 뒤 바로 함양으로 내려왔다. 프로그램 기간에 수동면 남계마을 할머니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봉산, 서암정사 등을 다니며 함양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약속된 2주가 끝날쯤, 함양을 더 즐기고 싶던 나에게 운영진인 ‘숲속 언니들’이 지역 신문사에서 2주간 인턴 활동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도시에서 방송작가 생활을 하던 나에게 지역 신문사는 생소했기에 꼭 경험해보고 싶다고 주저 없이 손을 들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주간함양에 첫발을 내밀었다. 어색했던 나와 다르게 반갑게 맞이해준 직원분들께 감사했다. 아침 9시 정기 회의를 진행하며 한 주 일정과 오늘 일정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고 내가 신문사 인턴을 하고 있다는 게 실감 났다. 앞으로의 2주가 기대되는 시작이었다. 국장님과 기자님들께서 배려해주셔서 정말 다양한 출입처에 취재를 따라 나갈 수 있었다. 스카이뷰CC 구 회원 총회, 노인맞춤돌봄 어르신 한마당 체육대회, 함양예총, 해운대구문인협회 업무협약 체결, 함양 산삼 축제 평가보고회 등 다양한 곳에 직접 가보며 실제 기자의 일을 직관할 수 있었다. 중립을 지키며 양측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던 최 대표님과 촬영을 망설이던 나에게 알맞은 조언과 도움을 준 곽 기자님을 보며 언론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인터뷰도 매우 뜻깊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회 함양지부장 이금순씨, 함양 청년, 카페 홍귤 사장 홍세영씨, 사과 농장과 곶감 농장 사장님 인터뷰에 동행했는데 거주하는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사는 분들이라는 게 느껴졌다. 특히 인터뷰 진행 시 매끄럽게 질문을 유도했던 김 기자님, 최 기자님, 곽 기자님을 보니 기자에게 취재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인턴 중에 하 국장님의 권유로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에서 진행하는 지역 주간지 경영 강화 전문연수를 듣게 되었다. 솔루션 저널리즘, 기획탐사심층 보도, 커뮤니티 저널리즘, 지역주간신문 경영혁신 사례에 관한 강의를 들었는데 지역 신문의 현실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인턴을 시작하기 전에는 지역 신문에 무지했기에 연수를 통해 부족했던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이 외에도 사진물 촬영을 위해 개평한옥마을, 거연정, 운곡리 은행마을에 동행해 가을철에 아름다운 함양 지역을 알아봤고, 뉴미디어콘텐츠인 ‘함양 초보가 추천하는 함양 핫플’과 ‘팝업 식당 오픈 예정’ 카드 뉴스를 제작하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배달을 위해 신문 접기에도 동참하고 함양 양민학살사건 희생자 유족 구술집 검수 또한 진행했다.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다. 취재, 인터뷰, 사진물 촬영, 콘텐츠 제작, 교육 등 전부 어디 가서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일들이다. 이러한 기회를 준 ‘주간함양’과 ‘숲속 언니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그리고 이번에 기자님들과 동행하며 일주일에 신문 하나를 발간하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사명감 하나 가지고 쏟아지는 업무에도 함양의 소식을 빠르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 세간은 요즘 종이신문을 누가 보냐 묻지만, 신문이 주는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여기 언론의 역할을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 신문사 인턴을 하지 않았으면 절대 몰랐을, 주간함양의 모든 직원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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