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시골인 사람은 회귀본능을 갖고 있나 보다. 도시에 나가 직장을 다니다가도 ‘언젠가는 귀향’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초중고등학교를 함양에서 보내고 대학과 직장을 도시에서 다녔던 한 청년이 십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어릴 때부터 장사를 하며 바빴던 부모님을 도운 것이 몸에 배어서인지 주말에 집에 오면 쉴 새 없이 할 일이 눈에 들어왔다. 삼일탕집 아들 김형윤씨. 목욕탕, 헬스장, 여관까지 평생을 해 오신 부모님 곁으로 형윤씨가 돌아왔다.부모님 일을 도와가며 김형윤씨는 현재 농부의 길을 걷고 있다. 다녔던 회사가 토지업무와 관련돼 있던 터라 농지, 산지에 관심을 갖고 농사지을 땅도 미리 알아두고 구입했다. 다양한 지원사업을 신청하여 운 좋게 혜택을 받으며 농사지을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농사일 하는 걸 지켜봐 왔던 터라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어깨너머로 봐왔어도 농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해보기는 처음이었죠. 농기계나 중장비도 처음 다뤄보고, 자격증도 그때 땄죠” 농사는 만만치 않았다. 매입한 땅이 함양읍에서부터 병곡, 휴천, 유림까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농지를 둘러보는 것만 해도 오전을 다 보내야 했다고. 복합영농을 하며 자신에게 맞는 농작물이 어떤 건지 찾으려고 시도했던 김형윤씨. 그는 쌀, 양파를 주 작목으로 하여 과수원에 사과, 감도 재배하고 하우스 6동도 관리하고 있다. “정말 소, 돼지 키우는 것 말고는 전부 해 본 것 같아요” 농사가 서툴렀던 몇 해는 설, 추석이 아니면 하루도 쉴 수가 없었다. 직접 경험하고서야 배우게 되는 농사는 내 것이 될 때까지 더디고 힘들었다. 그에게 가장 좋은 스승은 인터넷도 아니고 유튜브도 아니었다. 농사 잘 짓는 선배, 그들이 형윤씨에게는 전문 강사였다. “전 아직 주먹구구식입니다. 농사 잘 짓는 선배님들은 정말 체계적으로 농사를 지으시죠. 분석하고 기록하고... 얘기로만 들어선 아무리 들어도 몰라요, 가서 직접 눈으로 봐야 알 수 있죠. 보고 몸으로 익혀야 진짜 제 것이 돼요” 농사를 지을수록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형윤씨는 도움 받을 수 있는 모든 교육을 이수하고 강의를 들었다. 농사를 잘 지으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김형윤씨는 한 발 앞서 정보를 입수하고 비가 오기 전, 가뭄이 들기 전, 추워지기 전, 뜨거워지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농사의 성공 지름길이라 말한다.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고 먼저 준비하고 먼저 시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농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달려가는 김형윤씨다. 머지않은 미래에 6차산업으로 성공한 김형윤 농부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농산물 가격 하락, 인건비 상승의 부담, 인력수급의 고충, 이상기온에 의한 농작물 피해, 원료비 상승 등 농업환경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농부의 길을 선택한 김형윤씨는 끈기 있고 성실한 근성으로 땅이 내어주는 값어치에 자신의 청춘을 투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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