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에서 한달에 한번 영화를 보는 모임인 함달극장이 세 번째 상영작으로 ‘행복한 라짜로’를 정했다. 상영은 11월1일 오후6시 함양문화예술회관 소극장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행복한 라짜로’는 칸느 영화제 각본상과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다양한 수상을 한 작품이다. 특히 감독인 알리체 로르와커가 봉준호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 심사위원이었다는 사실로 우리와 인연이 깊은 감독이기도 하다. 영화는 1980년대 어느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소작농 제도가 사라진 현실을 감추고 농민들을 착취하는 지주와 자신들이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면서 또 다른 약자인 라짜로를 착취하는 마을 주민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착취구조와 비인간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사회의 착취구조와 인간들의 야만성을 폭로하는 것에만 감독의 시선이 머무는 것은 아니다. 모든 험한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불평을 모르는 라짜로는 누구인가. 라짜로의 삶을 짓밟으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자들의 삶은 가치가 있는가. 라짜로는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받아들였을까. 이런 사회구조의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감독은 묻는다. 함달극장 이재영 공동대표는 “영화를 보는 동안은 감독의 물음에 답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며 “영화의 배경인 인비올라타다 마을의 환상적인 풍경 그리고 영혼의 신성함과 순수함을 나타내고 있는 라짜로의 표정은 관객들을 마법에 빠뜨려 두 시간 내내 영화의 흐름에만 몰입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 관객은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에야 비로소 감독의 질문을 가슴으로 끌어안게 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권성희 공동대표 또한 무거운 주제를 품고 있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다가 발견한 영화가 ‘행복한 라짜로’였다고 밝히며 “많은 분들이 예술영화가 어렵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즐겁게 영화를 본다면 한해가 저무는 십일월에 자신에게 주는 행복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관람은 사전 예약 대신에 선착순 입장으로 가능하며 문의전화는 010-7212-078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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