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을 좋아해도, 노는 것을 좋아해도, 공부를 좀 못해도 ‘노담’, 보건당국이 금연 광고 표제를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으로 잡았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이고 정답이 아니므로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의미를 축약해서 청소년의 언어방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가르치고 설득하는 금연 교육 장면이 아니라,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을 소신 있게 자랑하는 보통의 청소년들 모습을 실제 대담형식으로 담아서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긴 시간 코로나19 유행으로 힘겨운 시기에 어둡고 위협적인 내용이 아닌, 밝고 활기찬 분위기의 쌈박한 금연 광고로 다가가 청소년과 학부모의 공감대를 극대화했습니다. 구독자가 3천여 명에 이르는 채널 운영자 장혜리(18세) 학생은 ‘담배 피울 것 같다’는 실시간 댓글이 올라오자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 안 펴요’라고 소신 있게 말합니다. 토론을 즐기는 정태준(18세) 학생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 질문에 ‘엄마, 아빠 아들로서 지금까지 담배 안 피운 것, 저는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 제 몸은 소중하니까’라고 웃으며 답합니다.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남학생 권민준(15세)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은?’ 질문에 ‘저는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 담배 안 펴요!’라고 자신 있게 답합니다. ‘너 담배 펴? 아니 나 노담인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을 당연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리하여 금연에 부정적 인식이 컸던 청소년들에게 노담이 하나의 밈(인터넷 누리 소통망에서 퍼져나가는 여러 가지 문화의 유행과 파생·모방의 경향, 또는 그러한 창작물이나 작품 요소를 통틀어 가리키는 용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2학년도 경상남도교육청 산하 각급 985개 학교에서는 흡연예방·금연실천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함양중학교도 3월 말에 계획을 세워 금연 실천학교 기본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흡연 위험성을 자각하고 평생 금연 의지를 고취시킴으로써 흡연과 관련된 비행 및 다른 유해 약물 복용을 예방하여 건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라고 운영목적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평생 금연을 친구들과 약속하는 서약서 작성을 시작으로 금연 교육자료 전시관 관람, 담배 연기 없는 학교 환경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금연 캠페인, 친구 또는 가족에게 금연 실천 편지 쓰기, 금연 마스크 만들기, 금연골든벨 행사를 올 한 해 실천했습니다. 금연 실천 4행시 짓기에서 ‘금연을 통해 연기로 인한 아주 짧은 가짜 행복 대신 실질적인 행복을 얻고 천금같은 나의 생명을 지키자!’로 권ㅇ솔 학생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최고급 국산 담배 한 갑 가격이 5,000원이라고 합니다. 1년이면 180만 원이고, 100세 시대에 80년을 피운다면 1억4천6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허공에 날리는 것입니다. 아주 짧은 가짜 행복을 위해 아까운 돈을 마냥 연기로 날려버리겠습니까? 한순간 유혹에 천금보다도 귀한 여러분의 건강과 생명을 담배 연기에 날려 보내야겠습니까? 한때 우리나라는 술은 물론이고 담배도 권하는 사회 분위기였습니다. 1970∼80년대 당시, 군에 입대하면 담배를 무료로 나눠주었습니다. 남자들의 대부분은 군에서 담배를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치 사나이다움과 전우애의 상징인 양 눈물 콧물 빼가며 담배를 배웠습니다. 이렇게 배운 담배는 가정의 안방에서 회사의 사무실은 물론 심지어 공영버스 안에도 재떨이가 비치되어 아무렇지 않게 피워댔습니다. 이러니 요즘 자라나는 청소년들도 담배 피우는 것을 어른다움으로 착각하여 보고 따라 하고 있습니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코미디언 이주일은 고인이 되었습니다. 담배는 마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해서 한 번 입에 대면 좀처럼 끊기 어렵나 봅니다. 그러니 뻔히 독약인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고 피워대는 것입니다. 당장 눈앞의 죽음이 아니라고 청소년들은 유혹에서 못 벗어나고 어른들은 인이 박혀서 끊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가 봅니다. 사람에게 백해무익하고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가는 담배 연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 노담! 나는 네가 노담이면 좋겠어. 진심!’ 청소년 흡연 예방 활동의 핵심은 위협과 공포가 아닌 공감입니다. 매번 듣는 지루한 흡연 예방 교육이나 어른들의 잔소리가 아니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메시지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우리 다볕골 청소년들은 담배를 태워 그 연기에 한숨을 내뱉지 말고, 꿈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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