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무렵 아침을 예고하는 빛이자 해와 달, 별이 공존하는 순간이다.   찰나에 형성된 이 아름다운 조화를 카페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이가 함양에 있다. ‘디마네 커피로스터스’ 정병준 사장이다. 디마네(Dimane)는 이탈리아어로 여명을 뜻한다. 그는 커피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의 언어에서 이름을 가져오고 싶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커피 문화가 많이 발달한 만큼 이탈리아어로 카페 이름을 걸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해 뜨는 시간대를 좋아하다 보니 관련 단어가 없을까 살펴보다 디마네라는 단어를 찾아냈죠. 여명이 트는 순간 하늘에 해와 달, 별이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어요”   디마네 공간에서의 여명은 영원하다. 지지 않은 달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와, 일출처럼 찾아오는 손님, 무수한 별처럼 배치된 앤틱과 식물 모두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또 하나의 행성이 된다.   이 낯선 세계에 발 들인 손님들은 자리에 앉기까지 건물 구조에 알맞게 배치된 고풍스런 앤틱에 발걸음이 더뎌지고 다육식물과 예쁜 정원에 마음이 홀린다. 부모님과 함께 농사지은 팥을 사용한 단팥빵을 비롯해 직접 만든 다양한 빵들은 찾아온 이들로 하여금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한다. 함양 돌북교 건너 위치한 디마네는 타지에서 방문한 이들에게는 꿈의 공간, 군민들에게는 힐링의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공간에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지만 디마네라는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커피’다. 카페의 본질에도 충실하고자 하는 정병준씨의 노력은 커피 한 잔으로도 느낄 수 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커피를 즐겼다는 그는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커피를 배우게 되었고 현재 바리스타로써 디마네를 이끌고 있다.   “커피는 카페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라는 점에서 정성을 많이 들이고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 분야에요. 3800원을 주고 마셨을 때 만족할 수 있는 커피를 정성 들여 뽑아 제공하는 것이 바리스타 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커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관련 동향에도 예민한 편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커피 또한 공부하면 할수록 끝을 알 수 없는 검은 구멍과 같아요. 커피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논문들도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서 아직 스스로 미흡하구나라고도 느껴요”   정병준씨에게 커피라는 세계는 종착지 없는 원정과도 같아 혼란스럽다. 그러면서도 커피에 대한 철학은 확고했다. “커피는 기호 식품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요. 특히 커피는 취향이 상반되는 부분이 강해서 나에겐 맛이 없는 커피가 누군가에겐 최고의 커피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취향도 계속해서 진화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와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커피에 대한 그의 정성이 멈추지 않는 한 디마네라는 세계는 지속되면서도 변화할 것이다. 방문하는 손님이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빵 메뉴부터 건물 구조, 앤틱·식물 배치에도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단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정병준씨는 디마네라는 공간이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동안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어요. 대부분 카페를 휴식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만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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