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시작되면서 제대로 조문을 했는지 말이 많더니 사소한? 말실수는 동맹을 훼손하고 국익을 해하는 비속어 파문으로 번지고 급기야 대통령의 혼잣말이 바이든으로 들리면 좌파, 날리면으로 들으면 우파가 되어 전 국민이 참전하는 정쟁이 벌어졌다. 물가는 뛰어 민초들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엄중한 국제정세에 북의 도발도 만만치 않아 나라의 앞날이 마치 풍전등화 같은데도 우리 정치는 통합도 상생도 포용과 협조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앞서 안타깝다. TV를 켜면 대목을 맞은 듯 시사프로가 넘치고 유튜버들은 신이 났다. 이번 사태를 통해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 예능의 한 장르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가 있기는 한데 토론 말미에 이구동성으로 정부에 쓴소리하는 사람이 없다든가 쓴소리하는 이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쓴웃음이 난다. 도끼를 메고 목숨을 거는 지부상소(持斧上疏)를 기대하는지는 몰라도 얼마 전에 여당의 청년대변인을 하던 젊은이가 대통령실에 발탁되어 가면서 눈치 보지 않고 쓴소리를 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는데 과연 쓴소리는 했는지 궁금하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한 정권의 정책이 “목숨을 걸고 간하는 신하의 기개”에 좌우되겠는가? 정말로 고쳐야 할 사안이나 잘못된 일이 있다면 권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언론인과 지식인들이 방송과 지면을 통해 더 치열하게 말하고 권력자가 보고 듣고 판단할 일이지 누가 누구에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라고 부추겨서 될 일이 아니다. 그나저나 군청에 갔다가 주차를 못해 뱅뱅 돌다가 “쓴소리”를 하고 싶어졌다. 군청 앞에 도로공사가 시작되고 여기저기 주차선을 긋고 요금을 받으면서 군청주차장이 더 복잡해진 듯싶은데 군청주차장의 최우선 기능은 민원인들이나 방문객들에게 주차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함양군청 주차장은 10년을 한결같이 민원인들에게 불친절하다. 절대적으로 주차장이 부족했다면 진즉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거나 주차타워를 만들었어야 했고, 관리가 문제라면 즉시 방문객을 안내할 주차요원을 배치할 일이다. 민원창구도 여전히 구태의연한 부분이 많다. 예컨대 관청을 방문했다가 “담당자가 휴가 중 또는 장기 출장 중”이라 업무처리를 못했다는 이가 적지 않은데 얼마 전에는 담당자의 코로나 발병으로 업무처리가 10여일 지연되었다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 담당자가 휴가를 가면 그 업무는 대행자에게 인계되어야 하고, 창구가 비면 계장이, 혹 계장도 출장을 가면 과장이라도 나서서 일을 처리해야 맞지 않는가? 당연히 공무원도 아프면 쉬어야 하고 휴가도 가야하고 근로자의 권리도 보호받아야 하지만 민원은 정해진 기간 내에 처리되어야 마땅한데 담당자 부재에 대비한 매뉴얼은 있기나 한 것인지 궁금한 것이다. 물론 관습이나 관행도 분명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급한 일도 아니고,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는데, 지역사회에서 그걸 이해 못 해준다고 혹시 행정이 서운해 한다면 아마도 쓴소리는 저잣거리에서 좋지 않은 방식으로 소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하지만, 변화와 개혁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공직자들이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비판과 견제, 군민의 지적과 제안이 필요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까닭이다. 군청이 나서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제안을 장려하고 위원회를 만들어 공청회도 하여 왔을 터이지만 함양에 변함이 없는 것은 주차장뿐일까? 쓴소리란 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이지만 나름 용기나 객기가 필요하고 자칫 오해를 사기 쉬워 입을 열기가 쉽지 않지만, 기실은 행정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아 보인다. 복면가왕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다. 좋은 날을 잡아 우리 군이 주최하여 고운체육관에서 푸짐하게 상품을 준비해 놓고 군민들은 복면을 하고 “거슬리지만 도움이 되는” 쓴소리 콘테스트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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