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학교 교정에는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역사 인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함양중학교 교정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두류산(조선시대 함양군수를 지낸 점필재 김종직이 이름 지음, 백두산 기운이 땅속으로 흘러내리다 다볕골 함양 땅에서 우뚝 솟은 봉우리산이란 뜻) 천왕봉 꼭지를 바라보며 앉아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조선의 네 번째 왕(1418~1450년 재위)이었습니다. 왕으로 있는 동안 정치·경제적 기틀을 확립하고 각종 제도를 정비해서 조선의 기반을 굳건히 했습니다. 또한 배달글자(단군의 후손 배달겨레 글자, 조선글자: 조선시대 중국글자에 대비되는 조선의 글자, 세종글자: 세종이 손수 만든 글자, 한글: ‘크고 올바른 글’이란 뜻으로 국어학자 주시경이 이름 지음)를 손수 만든 것을 비롯하여 문화 융성에 이바지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켰으며 축적된 국력을 바탕으로 나라 땅을 넓혔습니다. 가히 세종 시대를 배달겨레의 문화·문명 부흥기 일명 르네상스라 부를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수많은 치적 중 으뜸은 배달글자 닿소리(자음) 열일곱 자, 홀소리(모음) 열한 자 모두 스물여덟 글자를 친히 만든 것입니다. 해마다 시월 구일, 세종대왕이 배달글자 만든 것을 기념하고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한 한글날은 대한민국의 문화국경일입니다. 즉 배달겨레의 문화유산인 배달글자를 창제·반포한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을 널리 떨치고, 배달글자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알려 문화민족으로서 국민의 자긍심을 일깨우려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노 은사로부터 배웠던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가 지은 경축 한글날 기념 노랫말입니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이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볼수록 아름다운 스물여덟 자는/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도다/한글은 우리 자랑 민주의 근본/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한 겨레 한맘으로 한데 뭉치어/힘차게 일어나는 건설의 일꾼/바른길 환한 길로 달려 나가자/희망이 앞에 있다 한글의 나라/한글은 우리 자랑 생활의 무기/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밝다’라는 말에서 ‘배달’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밝음을 숭상하는 겨레를 ‘밝다겨레’라고 부르다가 ‘배달겨레·배달나라’로 굳어졌습니다. 인류의 참된 역사는 기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역사는 배달글자로의 기록 후 조상들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해달같이 보게 되며, 생생한 감정의 움직임을 느끼게 됩니다. 마침내 참된 역사 시대가 열리고 문화 융성의 출발점이 된 것입니다. 이리하여 ‘만고의 성군 세종대왕겨옵서(‘겨옵서’는 ‘께서’의 본디 말로 왕실 언어) 배달글자 스물여덟 자를 만들었으니, 이 글자가 세상의 으뜸이고 우리 겨레의 자랑이니, 이 글자로 배달나라의 힘을 기르자.’라고 경축 한글날을 곱씹으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서기 일천사백사십육 년 세종대왕겨옵서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로 서로 통하지 아니하여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위하여 어엿비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쉬이 익혀 날마다 씀에 편안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라고 세종어제훈민정음에서 해달같이 밝혔습니다. 이 당시 우리 배달겨레가 사용했던 중국글자는 일부 상류 지배계층의 의사소통 글자였고, 대다수 일반 백성이 익혀 사용하기에는 무척 힘들고 어려운 외래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한 나라의 군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손수 글자를 만든 것은 세계 역사상 그런 일이 없습니다. 글자를 누가 만들었냐가 분명히 밝혀진 것은 오로지 세종대왕이 만든 배달글자뿐 입니다. 이리하여 창제기록을 가지고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문자, 배달글자의 우수성과 독창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배달글자는 만들어진 원리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입니다. 배달글자 스물여덟 자는 제각각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몇 개의 기본자를 먼저 만든 다음, 나머지는 이것들로부터 파생시켜 나가는 이원적인 체계로 만들어졌습니다. 닿소리 열일곱 자는 발음기관(혀,입술,이,목)의 모양을 본떠서 `ㄱ,ㄴ,ㅁ,ㅅ,ㅇ`의 기본자 다섯 자를 만들고, 이 기본자에 획을 더해 나머지 닿소리를 만들었습니다. 홀소리 열한 자는 천(天), 지(地), 인(人)을 본떠서 `·, ㅡ, ㅣ`의 기본자를 만든 다음, 나머지는 그것들을 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스물여덟 글자 유한수의 기호와 몇 가지 규칙만으로 무한수에 가까운 천지자연의 소리를 만들어 표현하는 방식이 배달글자의 특성입니다. 이리하여 오늘날 배달글자는 네 글자가 줄어서 스물네 개 글자(현대국어에서 ㅿ: 반시옷, ㆁ: 옛이응, ㆆ: 여린히읗, ㆍ: 아래아 없어짐)로 되었으니, 가장 적은 글자 수효로 삼백구십구억 개의 덩이 소리를 만들 수 있는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둘째, 배달글자는 소리와 글자가 일대일로 대응되며, 언제나 일정한 소리를 가집니다. 즉, 배달글자는 일음일자 글자여서 사람이 내는 모든 소리를 그대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파벳 모음 ‘a’는 위치나 쓰임에 따라 ‘아[a], 어[eo], 에이[ei], 애[æ], 오[o]’ 등으로 소리값이 고정되지 못하고 달라집니다. 하지만 배달글자 ‘ㅏ’는 항상 같은 소리 ‘아[a]’로 발음됩니다. 중국글자는 뜻글자이기에 글자 수효가 날로 늘어 사만 이천여 글자에 이르며, 소리는 소리대로 따로 익혀야 하는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닌 글자입니다. 이리하여 소리값이 고정된 배달글자는 알파벳글자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이 세계 언어학자들에 의해 판명되었습니다. 셋째, 배달글자는 닿소리와 홀소리가 한눈에 구분되어 전산화에 가장 적합한 문자입니다. 이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쉽고 빠른 방법에 있어서 배달글자를 따라올 글자가 없습니다. 또한 음성을 문자 기호로 인식하는 전자 장치에서도 세상의 여느 글자보다도 경쟁력이 앞섭니다. 즉, 고도의 음성학적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소리를 포착하여 문자화하기가 훨씬 쉽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배달글자는 다른 어떤 글자보다 현대 첨단과학의 산물인 컴퓨터 원리에 적합한 글자입니다. 이리하여 한때 세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불과 반세기 만에 문명·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배달글자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이상과 같이 배달글자는 일정한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독창성과 사용상의 편리로 온 세상 사람들이 두루 써도 될 국제적 글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이에 국제연합 유네스코의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은 그해 전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공이 가장 큰 사람을 선발하여 시상합니다. 이 상을 제정하게 된 취지는 배달글자가 온 세상 어느 글자보다도 배우기가 쉬워서 문맹자를 없애는 이상적인 글자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백성이 말은 할 수 있으나 그것을 적을 수가 없는 사람을 어엿비 여겨서 내가 그들을 위하여 쉬운 글자 스물여덟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던 세종대왕의 깊은 뜻이 이제는 세계 인류를 위한 것으로 되었습니다. 각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매우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고마워할 줄을 잘 모릅니다. 실제 귀하고 중한 것은 값을 매길 수 없습니다. 값이 영일 수도 있고 무한대일 수도 있습니다. 공기, 물, 햇볕은 잠시라도 없으면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인데 우리는 이것들을 공짜로 무한정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즐기기만 할 뿐 이에 고마워하는 마음과 존재의 의미를 새겨보는 사람은 아마 드물 겁니다. 우리 일상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 고마움을 모르는 가치 있는 것 중 또 하나를 들라면 바로 우리 겨레가 눈만 뜨면 의사소통 수단으로 서로 주고받고 있는 배달글자입니다. 배달글자는 일음일자식 글자이기에 인류세계에서 최상급 글자로 판정이 났습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문맹자들이 있고, 더욱이 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는 민족도 많습니다. 배달겨레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보배로운 배달글자를 가진 문화민족입니다. 단언컨대, 배우기 쉽고, 쓰기 쉽고, 읽기 쉽고, 소리내기 쉬운 배달글자를 사용하는 우리 겨레는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 가리라고 확신합니다. 선비정신 이어가는 함양중학 건아들이여! 우리의 배달말과 글을 배달글자로 두루두루 많이 부려 써서 겨레의 멋과 맛을 아는 참선비 교양인의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반만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선진 문화 민족, 배달겨레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한껏 가져도 좋습니다. 오백일흔아홉 돌 배달글자! 천세! 만세! 만만세! 세종대왕 만만세! 배달겨레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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