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움 버리시고 평안이 잠드소서”지난해 12월 함양군 도북양민희생자 추모공원이 마련돼 당시 억울하게 희생당한 양민희생자와 유족들은 마음속 응어리를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무덤 하나 없이 짐작만으로 고인이 묻힌 곳을 추측해야 했던 유족의 천 갈래 만 갈래 찢긴 마음은 헤아리기 조차 어렵다. 70여년 아픈 기억을 가슴에 안고 살아온 유족들은 이번 추모식을 통해 조금은 편한 숨을 쉬게 되었다.함양군은 9월29일 오전 10시 수동면 도북마을에서 함양양민희생자 영령을 기리는 제73주기 14회 함양양민희생자 추모식을 개최했다. 추모식에는 진병영 군수, 박용운 의장, 김재웅 도의원, 차용현 유족회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70여명이 참석했다.이날 행사는 국민의례, 헌화와 분향, 묵념, 내빈소개, 차용현 유족회장 추모사, 추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진병영 군수를 포함한 내·외빈들과 6개 읍·면 유족대표들은 직접 헌화와 분향을 통해 억울하게 운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차용현 회장은 “추모공원을 만들기까지 최선을 다해 도와주신 진병영 군수님과 많은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저도 어느덧 마지막 인사가 될지 모르는 나이가 되었다”면서 “이 자리에 서면 항상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도북양민희생자를 위한 글을 읊었다.차 회장은 “늦었지만 70여년 이제라도 추모공원 위령탑을 세웠네요. 선진들이여 짧으셨던 이승생활 너무 연연마시고, 이 나라 인권산장에 씨앗을 뿌린 것에 만족하시여 활짝 웃으시고 온갖 서러움 다 버리시고 편안이 잠드소서”라며 추모 글을 올렸다.진병영 군수는 “추모식에 참석하신 유족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먼저 전한다”며 “한국전쟁 전후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양민들이 군인 등 국가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했다”면서 “지난해 유족들의 숙원이었던 위령탑이 건립되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찾는 장소가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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