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조2에 출연한 다니엘헤니가 예능프로 전지적참견시점에 나와 자신의 최애 간식이라며 소개한 ‘김부각’. 다니엘헤니가 바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김부각을 입속으로 넣는 걸 보며 나는 “부각하면 함양인데”라며 속으로 연신 외쳐댔다. 다니엘헤니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을 붙잡고 일주일 뒤 나는 ‘미덤푸드’ 윤정숙 대표를 만났다. 윤 대표는 함양군 수동면 치라골에서 부각을 만들고 판매한다.부각은 쉽게 손이 가는 웰빙 영양간식이며 반찬이지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초부터 고추, 감자, 깻잎 등 채소를 찹쌀풀로 발라 말린 뒤 기름에 튀긴 음식 부각. 재료를 찌고 말린 뒤 찹쌀풀을 한번 또는 두 번씩 바르고 뒤집어 가며 다시 말려야 하며 숙성과정을 거치고 옷이 예쁘게 피도록 튀기고 설탕, 깻가루 등으로 맛을 내야 비로소 완성된다. 부각은 여러 단계의 공정이 필요하며 건조시간이나 온도를 잘못 맞추면 재료가 상하기도 하기 때문에 만들기 까다롭고 번거로운 음식 중 하나이다.하지만 어릴 때부터 소꿉놀이로 요리하기를 했다는 윤정숙 대표에게는 부각 만들기도 달걀프라이 하듯 쉬웠던 모양이다. “어릴 때부터 만화는 안 봐도 요리프로는 꼭 봤거든요. 재미있더라구요” 일찍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요리솜씨를 지금도 칭찬하는 친척들의 얘기를 듣는다고 하니 엄마손맛은 그녀가 닮았나보다. 요리가 재밌다는 윤 대표는 결혼 후에도 곧잘 어릴 적 기억만을 떠올려 음식을 만들었다. “엄마가 부각 만드시는 모습은 기억이 희미해요. 가죽에 풀을 입혀 빨랫줄에 거는 모습, 감자부각을 만들려고 평상에 감자를 널어 말리면 내가 옆에서 따라했던 기억” 윤 대표는 배운 적도 없고, 전수받은 방법하나 없이 그녀가 가진 기억 하나만으로 부각을 만들어냈다.2015년 즉석판매로 허가를 내고 조금씩 판매했던 부각이 인기를 끌게 돼 2017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카카오스토리에서 한 명의 고객으로 시작한 윤정숙씨의 부각은 현재 미덤푸드 이름으로 수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깻잎부각은 독특한 맛에 인기를 끌고 고추부각은 많이 맵지 않아 아이들도 먹을 수 있어 좋아한다. 담백하고 고소한데다 짜지 않아 사시사철 찾게되는 김부각은 반찬으로만 두기 아깝다, 술안주, 국민간식 쯤 돼야하지 않을까. 쉽게 먹을 수 없는 가죽부각은 존재만으로도 인기다. 그녀의 부각은 남편 임채세씨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으로 햅썹 요건에 맞춘 건물에서 제품이 생산된다. ‘맛은 덤으로 주는’ 미덤푸드의 부각은 까다로운 그녀의 성격을 만족해야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진부한 얘기지만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부각을 만들어요. 그래서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겨야 안심이 돼요” 그녀는 찹살풀을 만들 때, 건조해서 풀을 입힐 때, 다시 건조시켜 튀기고 포장할 때까지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미덤푸드의 부각은 모두 윤정숙 대표의 손끝에서 나왔다. 만드는 모든 노하우가 그녀의 것이다. 가족 밥상에 올리는 반찬을 만들었던 그 느낌만 믿고 살려서 지금의 래시피를 완성했다. 김부각, 고추부각은 쉽게 성공했지만 가죽부각은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았다. 그녀가 가장 많이 공을 들인 제품은 깻잎부각. 딸이 좋아하는 깻잎, 깻잎부각을 꼭 만들어달라는 딸의 말에 도전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포기했다가 다시 연구하고 만들었다가 버리기를 반복하며 미덤푸드의 가장 마지막 제품으로 깻잎부각이 등록됐다. 깻잎부각은 지인들에게 보내 시식 후 피드백을 받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완성된 후 소비자들을 만났다. 가족에게만 간식으로 내 놓았던 호박전, 장떡을 간편반죽으로 판매했더니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판매하는 간편반죽이 지금은 부각의 인기를 치고 올라오려 한다.이제는 K-간식으로 통용될 날이 머지않은 ‘김부각’ “미덤푸드 대표님, 해외배송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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