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방송으로 곶감을 팔고 있습니다. 지금은 곶감 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곶감으로 라방을 하는 다른 사람은 안 보이네요. 덕분에 네이버 쇼핑 라이브 곶감 검색 상단에 ‘지리산농부 귀감’이 터억 올라 있습니다. 그런데 곶감으로 같이 라방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좀 싱겁네요. 여러 업체에서 경쟁을 하면서 치열하게 해야 손님도 모이고 재미도 있을 텐데 혼자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추석 대목이 다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방송이 아직은 일반인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요. 어쨌든 주문이 제법 들어오니 내친 김에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라이브 커머스를 배울 때만 해도 실제로 방송을 통해 농산물을 팔 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것이 대세라고 하니 일단 배워는 놓아야 될 것 같아 수업을 들었네요. 그런데 배우고 나서 잊어버리기 전에 몇 번 해 봐야겠다 싶어 도전해 보았는데 어렵쇼~기대도 하지 않았던 주문이 들어옵니다. 그냥 연습한다 생각하고 하는 건데 주문까지 받게 되니 생각도 자세도 달라집니다. 라방에서 곶감을 사는 고객은 처음부터 곶감을 사려고 접속한 사람은 아닙니다. 요즘 라이브가 유행이니 여기 저기 기웃기웃하다가 우연히 곶감 라이브에 들어오게 되고 (어라~ 저거 괜찮아 보이네~ 한번 먹어볼까? 할인 판매를 한다고? 지금 사면 선물도 준다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주문까지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라이브로 상품을 판매하려면 말 재주가 일단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말재주가 그리 좋지 않아도 진심이 보이면 통할 수 있습니다. 전문 쇼 호스트를 섭외하여 제대로 하는 라방을 보면 과연 다릅니다. 상품 소개를 반복적으로 하는 게 전부인데 워낙 말 재주가 좋다보니 전혀 지루하지가 않고 계속 보게 됩니다. 나도 어설프게 하느니 전문가를 섭외하여 하면 매출도 더 오르겠지만 판매해야 할 물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라방을 하다 보니 나름 요령이 생기네요. 라방은 상품 설명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장바구니에 담도록 설득을 잘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곶감에는 비타민 C가 사과나 시금치보다 두 배 많이 들어있고 곶감에 있는 하얀 분은 자연 발생 과당인데 만니톨이라고 합니다~” 라는 설명 위주의 멘트 보다 “요즘 어머니들이 곶감을 주문하는 이유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곶감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 주문한다고 하네요 라는 식으로 아이들을 위해서 곶감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설득을 하면 판매량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라방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잠시 (3~4분) 스쳐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단 방송에 들어오면 빠져 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요령도 필요합니다. 질문을 던져 호기심을 유발한다던지 이벤트를 만들어 작은 선물로 참여를 유도합니다. 농부가 농사만 잘 지으면 되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정말 빨리 변해 이제는 농부가 방송인까지 되어야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세상은 이렇게 변해 가고 있는데 가만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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