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33장차는 좋은 것만을 구하려 하지 않으니 찻주전자 또한 마르는 일이 없고 술은 향기로운 것만을 구하려 하지 않으니 술동이 또한 비어 있는 일이 없구나. 장식없는 거문고는 줄이 없어도 항상 고르고 짧은 피리는 구멍이 없어도 스스로 즐거우니 비록 복희씨(伏羲氏)는 초월하기 어렵지만 가히 죽림칠현과는 벗할 수 있으리라.<원문原文>茶不求精(차불구정)하니 而壺亦不燥(이호역부조)하고 酒不求冽(주불구렬)하니 而樽亦不空(이준역불공)하며 素琴(소금)은 無絃(무현)이나 而常調(이상조)하고 短笛(단적)은 無腔(무강)이나 而自適(이자적)하나니 終難超越羲皇(종난초월희황)이나 亦可匹儔稽阮(역가필주계원)이니라.<해의解義>군자의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기꺼움을 잘 나타낸 글이다. 생활의 최상품만을 찾지 않으니 언제나 차를 마실 수 있고 있고 좋은 술만을 찾지 않으니 향기가 그렇게 썩 좋지 않지만 술항아리 또한 언제나 비어 있지 않다. 장식 없는 거문고에 줄은 업지만 항상 가락을 골라보고 짧은 피리에 구멍은 없지만 스스로 즐거워한다. 이만하면 제 테고의 제왕인 복희씨에게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죽림칠현 정도는 벗할 수 있지 않겠는가.<주註>精(정) : 정량(精良) 가장 좋은 것. 壺(호) : 병, 찻주전자. 冽(렬) : 맑고 향기로운 것. 樽(준) : 술동이. 素琴(소금) : 장식이 없는 소박한 거문고. 調(조) : 고르다. 腔(강) : 구멍. 終(종) : 비록. 羲皇(희황) : 중국 고대의 제왕인 복희씨를 가리킴. 匹儔(필주) : 짝을 벗함. 嵆阮(혜완) : 중국 진나라 단리의 죽림칠현 중 혜강과 완적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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