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대전고속도로와 88고속도로는 지리산 일번지 관광 함양의 중요한 자산이다. 특히 확장하여 재개통된 88고속도로는 동서를 잇는 중요한 도로인데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멀리서 오는 방문객들이 행사장에 편하게 다녀갈 수 있도록 서함양 IC를 만든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다. 다만 길은 오고 가는 것이고 나들목은 자유로이 들고 날 수 있어야 제 기능을 하는 것인데 굳이 균형이나 화합 같은 것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광역시를 좌우에 거느린 함양이 나들목을 설치하면서 동쪽에서 오고 동쪽으로 가는 차량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은 아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실제로 이 나들목을 이용하여 대구에서 오는 차량은 운행 거리가 4~5킬로 정도 단축되는 데 반해 광주에서 올 때에는 읍내를 통과하는 번거로움에 더해 15킬로 이상을 돌아야 한다. 대봉산밸리를 다녀가라면서 뻔히 보이는 IC를 이용하지 못하고 30킬로를 더 운행하라는 것은 차라리 오지 말라고 문을 닫은 모양새다. 부족한 예산에 수도권 관광객의 동선을 위주로 설계한 결과겠지만 조금 더 고민하고 토론했어야 할 일이다. 아예 계획이 없었는지 혹은 일단 미루어 놓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추가 공사를 해야 하는 절름발이 나들목이다. 동문사거리는 함양에서 보행자와 차량의 통행이 가장 빈번한 곳이다. 지난봄에 이 교차로에 대각선으로 보행로가 만들어졌는데 칭찬해 마땅한 깔끔한 행정의 결과다. 주민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개선했는데 다행히 차량통행에 지장이 없고 보행자들의 반응도 좋아 앞으로도 군민이 원하는 곳에는 대각선 보행로를 검토하겠다는 군청의 설명이 있었다. 신호대기 하는 게 불편해서 가끔은 멀리 돌아 무단횡단을 하곤 하던 필자로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조금 더 일찍 설치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유감(有感)도 있다. 2년 전 일이다. 함께 신호를 기다리던 멀리서 온 친구가 “주차선 때문에 신호대기 중에는 우회전 차량이 진행할 수 없으니 대각선으로 보도를 내고 신호체계만 바꾸면 보행자들이 무척 편할 것”이라며 어디 어디에서 그런 교차로를 보았다는 말에 모처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약간의 수고”를 하기로 발심(發心)하고 군청 홈페이지를 찾아 “동문사거리에 대각선으로 보행로를 내어 주세요”라고 생전 처음 국민신문고라는 것을 두드린 일이 있었다. 예상? 했던 대로 이런저런 교통법규와 조례 같은 것을 앞세워 정중하게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었는데 지난 2년 사이 교통법규는 어떻게 개정되고 새로운 조례가 만들어졌는지, 군민의 제안은 누가 열람하고 어느 선까지 공유하며 어떤 절차를 걸쳐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지 궁금해졌다. 어찌 보면 IC를 설치하거나 교차로를 개선한 일은 담당했던 공무원이 훗날 재임 중 업적이라며 자랑할 만한 일인데 애써 관점을 달리하여 아쉬워하는 것은 우리 공직자들이 조금 더 고민하고, 군민의 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함양에 행정이 관여하지 않는 일은 없어 보인다. 인력과 자원도 관에 집중되어 그 권한과 책임이 막중함에도 견제와 감시 기능은 취약해 보이는 것이 지방자치의 현실이어서 우리 공직자들에게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희생과 헌신을, 마음을 내어 일하기를 요구하는 까닭이다. 우리 군의 리더가 바뀌고 변화에 대한 기대가 군청으로 향하는 지금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요구에 과연 공직사회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돌아보고 자세를 가다듬을 때이다. 그간의 성과에 대한 공직사회의 자부심이 적지 않고 살기 좋은 함양을 위하여 우리 공무원들이 쉼 없이 많은 일을 하여 왔을 터인데도 새 군수가 취임 후 첫 간부회의 석상에서 새삼 “일하는 공직문화를 만들자”라고 당부한 것은 무슨 뜻일까? 필자는 지난 선거에서의 전폭적인 지지가 오직 행정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군민의 요구임을 잘 아는 진병영 군수께서 공직자들에게 발심(發心)을 주문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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