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태춘의 삶과 음악을 다룬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함양 문화예술회관에서 7월21일 오후 6시30분 상영된다. 정태춘은 1978년 음반 ‘시인의 마을’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가수이다. 이후 ‘촛불’ ‘떠나가는 배’ 등 서정성이 강한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신인상, 10대 가수상을 받으며 인기 가수의 반열에 들어선다. 그러나 팔구십년대의 정치적 폭압에 정태춘의 음악은 백팔십도 변모한다. 거리에서 집회장에서 ‘우리들의 죽음’ ‘5.18’ 등의 노래로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고 약자와 연대할 것을 청중들에게 호소하는 저항가수로 탈바꿈한 것이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음반사전심의제라는 악법을 철폐하기 위한 싸움을 6년 동안 진행한다. 이 시기 발표한 ‘아! 대한민국’과 ‘92년 장마, 종로에서’ 두 음반 모두 악법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 불법적으로 발매하였다. 그리고 정태춘은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음반을 발행했다는 죄목으로 검찰에 고발당하고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는다. 한 가수와 국가의 싸움은 결국 사전심의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위헌이라는 1996년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정태춘의 승리로 끝난다. 지금 가수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발표하고 공연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정태춘이 자신의 음악 인생을 걸고 싸운 댓가의 결과물이라고음악평론가인 강헌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 이후 정태춘은 우리의 전통민요를 비롯하여 포크, 락 등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활동을 사십년 동안 이어간다. <아치의 노래>는 음악 다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답게 인터뷰나 해설보다는 정태춘의 음악을 중심에 배치하여 들려주는 방식을 택한다. 두 시간의 상영 시간 동안 관객은 모두 28곡의 노래를 듣는다. 수록된 노래들 중에는 정태춘의 영원한음악적 동지이자 반려자인 박은옥의 ‘사랑하는 이에게’ ‘바다로 가는 시내 버스’ 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마치 콘서트현장에 온 기분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총지휘는 한국 독립영화의 최고 흥행기록을 가지고 있는 <워낭소리>의 고영재 감독이 맡았다. 영화상영을 주최하는 ‘함양에서 한달에 한번 영화를’(가칭) 모임 임병택 함양시민연대 대표는 “우리 군에는 전문 영화관이 없어서 문화예술회관의 주말 영화 프로그램으로 영화에 대한 갈증을 달래지만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하며 “군민들의 다양한 영화 취향의 갈증을 메워주기 위해 이번에 화제의 독립예술영화인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체와 개인들의 후원금으로 상영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함양 문화예술회관에서 7월21일 오후 6시30분 상영하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6시부터 영화 시작 전까지 영화 토크 행사를 진행한다. 문의전화 010-9328-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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