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두 번에 걸쳐 새로 심은 장미가 18그루입니다. 독일, 프랑스 , 일본 장미들입니다. 그동안 가꿔오던 것들도 있어 이제 정원에 자라는 장미가 마흔 그루가 넘네요. 마당이 넓은 산골짝 집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심은 거 같습니다. 심는 거야 쉽지만 가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네요. 시작이 반이라지만 심고 나서 제대로 가꾸지 못하면 안 심느니 못하게 됩니다. 올 봄에 다른 나무들도 많이 심었습니다. 해당화, 매화, 수양매화, 능수벚나무, 왕벚나무, 등수국 세 그루, 포도나무, 다래나무, 능소화, 무화과... 그리고 지난 4월 화초도 파종한 것들이 발아가 잘 되어 테디베어 해바라기, 과꽃, 캐모마일, 디모르폴세카, 아게라덤, 채송화...들이 화단 여기저기 가득 피어있습니다. 축대 바위 틈새까지 화초가 뿌릴 내릴 수 있는 곳엔 다 꽃이 피었습니다. 며칠 전에 꽃이 없을 시기를 생각해서 그 때쯤 필만한 화초를 4종류 추가 파종하였습니다. 코베아, 스톡, 버베나, 금어초 4종 새싹이 모두 잘 올라와 꽃이 지는 화초를 대체해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가을에 꽃을 볼 국화 삽목가지들도 백 개 이상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것들도 여름 일년초가 지면 그 자리를 대신해서 서리 내릴 때까지 꽃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제 나무는 더 심을 자리가 없습니다. 자제하고 그만 심으려구요. 특히 장미는 그만 심고 이미 심은 것만 잘 가꾸려고 합니다. 오히려 밀식한 꽃나무들을 일부 솎아내야 합니다. 통풍이 잘 되게 해주어야 병충해도 안 생기도 화초가 건강하게 자라지요 . 파종하고 콩나물처럼 발아가 많이 된 화초는 과감하게 솎아내던지 이웃에 나누어 주던지 했어야 했는데 어리석게도 밀식을 해버렸고 결과 화단에는 햇볕이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여백이 없는 그림처럼 되었습니다. 오늘은 과감하게 밀식된 꽃나무를 솎아주려고 호미를 들었다가 엉뚱한 일만 했네요. 펜스 울타리 아래 넝굴 장미를 심기 좋은 자리가 두 군데 보여 구덩이를 파 놓았습니다. 폭 깊이 각각 50센티 정도로 작업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텃밭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좌우에도 이런 구덩이를 두 개 더 만들었습니다. 계단 좌우에 아치를 세우고 풍성하게 꽃이 피는 덩굴 식물을 올리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장미는 영국 장미가 단연 멋지고 좋습니다. 진작 알았으면 절반은 인기 있는 영국 오스틴 장미를 심었을 텐데 심을만한 자리엔 다 심고 나서 뒤늦게 알게 되어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오스틴 장미는 매력이 넘칩니다. 오스틴 장미는 한마디로 장미의 세익스피어고 장미의 피카소, 장미의 말러, 장미의 샤넬입니다. 명작, 명곡, 명화, 명품 같은 장미는 아무리 없어도 서너 그루는 소장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구덩이 판 네 곳에 소장하면 어울릴 것 같네요. 장미는 그만 심기로 한 결심에 변화는 없지만 소장가치가 있는 것들은 일부 예외를 두려고 합니다. 예외 없는 규칙은 없으니까요.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