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의 교육환경은 종류가 약간 다를 뿐 질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함양군 안의면의 안의중학교와 서울시 강남구 도곡중학교 학생들이 함께 경험한 교육환경에 대한 생각이다.안의중학교(교장 박영진)와 도곡중학교(교장 박명숙)는 지난 5월 맺은 ‘교육협력 및 공동교육과정 운영’ 협약에 따라 7월 8일 안의중학교에서 공동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환경수업과 체육행사를 가졌다.서울 도곡중학교 학생 60명과 안의중학교 전교생 88명의 학생은 안의중학교 강당에서 “인문학을 빙자한 방자한 환경수업”이라는 제목으로 환경수업을 받았다. 수업내용은 페트병과 종이컵을 분리수거하기 위해 애써기 보다는 종이컵이나 페트병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친환경 생활이라는 방자한(?) 생각을 실천하자는 것이었다. 수업 중에는 안의중학교에서 제작한 종이없는 환경수업을 실천하는 ‘소리로만 구성된 환경 수업 교재’를 활용하였다. 이러한 공동교육과정은 5월 말에 이미 도곡중학교에서 4과목을 걸쳐 실시하여 서로 거리가 먼 학교들이지만 함께 하는 대면 수업의 실행 가능성과 효율성을 확인한 바 있다.두 학교 학생들은 안의중학교 급식소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5월 초 안의중학교의 행복한 텃밭에서 두 학교 학생들이 심은 상추와 고추가 곁들여진 식사시간의 주제는 “식사 남기지 않기”였다. 실제 식사를 한 180여명은 식사를 전혀 남기지 않았다. 학생들은 다 비운 식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휴대폰 앱의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는 행사를 실시했다.5월 말 수학여행에서 서울 도곡중학교의 수업을 함께 받았던 두 학교 학생들은 식사 후 안의중학교 복도와 오솔길을 함께 걸으면서 서로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졌다. 도곡중학교 학생들은 안의중학교의 시설과 멋진 운동장에 감탄하고 학원 대신에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행복 교육 프로그램’을 가진 시골 안의중학교의 장점을 부러워했다.오후 운동행사에서는 학교별 대항이 아니라 두 학교 학생들이 서로 섞여 팀을 구성하였다. 각 팀은 환경을 보호하자는 문구가 적힌 티를 입고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넓은 운동장에서 서로의 운동기량을 뽐내었다. 도곡중학교 안성대 교감은 번외경기로 치러진 두 학교의 줄다리기에서 심한 체력 격차를 두고 청소년기에 평생을 뒷받침하는 체력을 쌓게 되는데 안의중학교 학생들의 체력이 부럽다고 했다. 두 학교 학생들은 신체적 차이도 전혀 없었으며, 환경수업에서 자발적으로 나와 BTS의 슈퍼참치 안무를 스스럼없이 따라 하는 시골 친구들을 보고 서울 친구들은 웃음과 박수로 맞아 주었다.마지막으로 진행된 두 학교의 교류시간에는 테이블마다 두 학교 학생이 서로 섞여 연신 구워져 나오는 삼겹살을 먹으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한편, 안의중학교 어머니들께서 마련하신 떡볶이를 직접 요리해 주시면서 자신의 자녀와 같은 또래의 서울 중학생을 정겹게 맞이해 주셨다. 안의중학교 강호삼 교사는 “서울 학생이나 안의 학생이나 순수하기는 매 마찬가지였다. 짧은 시간으로도 서로가 가졌던 약간의 이질감과 서먹함을 없애는데 충분한 행사”였다고 말했다. 버스 두 대가 학교를 떠날 때 두 학교 학생들의 얼굴에는 올 때와는 다른 따스함이 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안의중학교 박영진 교장은 향후 학생 개인의 요청에 따라 3년간이 힘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한 전학’과 ‘학교장 허가 체험활동’에서 홈스테이를 통한 개별 교류가 가능할 것이고, 도곡중학교 학부모의 함양 농산물 구매에 대한 요구도 고려해 볼 사항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한 전학’은 개별 학생의 정서적 발달을 돕기 위해 6개월에서 1년 정도, 또 현 소속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접할 수 없는 과목의 지식을 쌓기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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