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고전을 중심으로 한 철학 강의에 사람들이 몰려 여름 무더위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치유공간 쉬미수미에서 주최한 ‘인도고전이 제안하는 삶의 지혜’가 7월5일 강가 요가원에서 열려 40여명의 청중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인도 고전에 관한 강의를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강좌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것으로 보인다. ‘우파니샤드’와 ‘바가와드 기따’는 인도 고전 중에서도 해석이 어렵고 다양한 텍스트가 존재하여 권위를 갖춘 전문가가 드물다. 이날 강사인 인도 고전 번역가 박경숙 박사는 “무엇보다 불확실한 시대의 현대인이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왜냐하면 ‘우파니샤드’는 기원전 3세기에 만들어진 힌두교의 철학 사상을 집대성한 성전으로 사람·신·우주의 이치를 밝혀 우주적 실체인 브라만과 인간 내면의 자아인 아트만의 궁극적 일치를 주장하는 사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확정된 미래는 사라지고 불확정한 현재의 삶만이 남은 현대인에게 인도 고전이 새로운 삶을 향한 지향점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많다고 하였다. 참석자들의 열기는 그 결과라는 것이다. 참석한 사람 중에는 함양으로 귀촌을 꿈꾸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내려와 함양 정착을 고민 중이라는 김혜경씨는 “강의 내용 중에서 다르마(소명, 의무 등으로 번역)라는 용어에 마음이 흔들렸다”며 “지금 어떤 일을 선택할 때 ‘나의 다르마’는 무엇인가를 먼저 염두에 둔다면 선택 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몇 년을 살고 왔다는 함양의 주민은 인도에 살면서도 깨닫지 못한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를 알게 된 좋은 강의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의는 한 시간 넘게 진행되었고 질의와 토론 시간도 약속을 어길 만큼 이어져 나갔다. 사회를 보던 쉬미수미의 최갑진 대표가 시간 제약으로 미흡했던 ‘바가와드 기따’ 강의를 가을에 한 차례 더 열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청중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의 장소를 제공한 ‘강가 요가원’ 최성희 원장은 이런 장면을 지켜보면서 “함양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정신적인 고양을 위한 강좌, 예술과 인문의 발전을 위한 각 단체들의 프로그램들을 적극 지원했으면 한다”며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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