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른들 특히 50~60대 세대들은 참 능력 있는 세대인 거 같다. 이들 세대들은 유달리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자기개발을 모토로 하여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모든 분야에 있어 자기 목소리들이 늘 왕성해 왔다. 그러고 보니 군부독재와 노동착취에 항거하여 민주항쟁을 불살랐던 80년대를 청년시절로 살아낸 세대들이다. 봉건제도의 잔재시기에 헐벗고 착취당했던 민중들이 스스로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지천명을 선포하고 거대한 혁명의 물결을 만들었던 동학혁명, 그리고 통탄어린 일제 강점기에 불꽃으로 일어났던 선배 지성인들과 민중들의 항일 항쟁. 그 역사 중심에 있던 큰 물줄기의 맥을 이어 보겠다고 한국 근대사를 공부하느라 청년시절을 날밤으로 지새웠던 세대들이기도 하다. 당시 이 세대들은 좌익 아니면 우익이라는 편갈림에서 회환과 갈등을 겪어내면서 이데올로기의 반목들을 경험해야 했었다. ‘투쟁과 단결’이라는 각박한 언어들이 당시 일천만 노동자들과 전국 대학 소속 대학생들의 일상 문화에서 현수막으로 전단지로 끊이지 않던 피가 끓는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던 당사자들이다. 게다가 이 세대들은 부모의 가난함을 뚫고 한발 내딛어 좀 더 살만하고 더 나아가 민주와 복지의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극성스럽게 달려온 열정 세대들이기도 하다. 허나 이들의 행로를 멈출 순 없을까? 그리고 멈춘 그 자리에서 그간 스스로에게 던져 왔던 ‘나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던 자기 물음을 내려놓을 순 없을까? 자신들을 위한 물음에 답을 구하느라 부단히 애쓴 나머지 사실 너무 바쁜 세상을 만들지 않았는가? 이들이 멈추지 않는다면, 젊은 사람들, 어린 사람들은 언제 한번 제대로 자신들이 살고 싶고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세상을 추구할 수 있겠는가? 이 글을 쓰면서 돌연 영화 메이즈 러너가 생각난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삶의 포털 안에서 생존의 규율대로 따라야만 추락과 죽음을 면하는 어린 아이들의 생존 스토리이다. 우리 사회에 민주와 복지가 정착되면 경쟁과 시험의 필요가 없어지고 무언가에 쫒기는 듯 시계에 맞추어 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올 줄 알았건만... 젊은이들은 기성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의 평안함과 여유로움을 경험하고 좀 더 따스한 인생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옆 친구들과 평화와 조화를 함께 하는 그런 넉넉함을 누리게 될 줄 알았건만...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와 복지 수준은 꽤 상위 수준이건만...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멈출 줄 모른 채 더욱 더 자리를 차지하고 흥청대고 시끄럽고 극성일 때에 젊은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세상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일치감치 10대부터 경쟁과 시험과 생존의 규율을 준수하면서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는 훈련을 강요받아 왔다. 이제는 기성세대가 되어 있는 여전히 열정 넘치는 50대 60대들이 자신들만을 위한 리그를 멈추지 않는다면, 그 늙고 이기적인 자기 행로를 멈추지 않는다면, 금수저가 아니고서야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과 더 어린 사람들은 설 곳마저 찾지 못한 채 메이즈 러너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아니 이미 메이즈 러너가 되어 있거나 메이즈 러너로 훈련받고 있다. 멈추어야 한다. 욕망과 이기심의 기계를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순수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스스로 어떠한 세상을 살고 싶고 어떻게 창조하고 싶은지를 탐구하고 성찰하고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 사는 세상이 성장을 하고 진화를 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서는 진정 찬란한 세상은 요원할 거 같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