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24장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며 학을 즐기고 물고기를 바라보더라도 모름지기 일단의 깨닫는 것이 있어야 한다. 만약 헛되어 그 광경에 빠져서 물건의 화려함만을 즐긴다면 우리 유가(儒家)의 구이지학(口耳之學)이요 불가(佛家)의 완공(頑空)일뿐이니 어찌 아름다운 멋이 있겠는가.<원문原文>花種竹̖玩(재화종국)하고 頑鶴觀魚(완학관상)라 하되 亦要有段自得處(역요유단자득처)야 하나니 若徒留連光景(약도유연광경)하여 ̖玩弄物華(̖완롱물화)하면 亦吾儒之口耳(역오유지구이)요 釋氏之頑空而已̖(석씨지완공이이)하나니 何有佳趣(하유가취)리오.<해의解義>아무리 자연을 사랑하고 완상하는 취미가 있다 할지라도 그 자연속에 내재된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낱 겉모습의 아름다움에만 빠져 진정한 멋을 누리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이것이 바로 유교에서 이야기하는 심득(心得)하지 못하고 귀로 들은 것을 앵무새처럼 입으로 주워 섬기기만 하는 학문과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일체는 전무(全無)하다는 완공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주註>花(재) : 재배하다. 竹(종) : 심다. 頑(완) : 완상(玩賞), 徒(도) : 헛되이. 留連(유련) : 놀이에 빠져 돌아올줄 모름. 완롱(玩弄) : 감상하고 즐김. 物華(̖물화) : 물건이 지닌 겉모습의 화려함. 口耳(구이) : 구이지학(口耳之學),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귀로 들은 것을 그저 입으로만 주워 섬기는 학문. 頑空(완공) : 세상만물을 일체 공(空)으로 보는 소승불교(小乘佛敎)의 입장. 而已̖(이이) :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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