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저의 고향에 있는 관광지를 2박3일 여행코스로 소개해봤습니다. 이번에도 여름방학 때마다 가족여행을 갔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재미있는 곳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쿠마모토현 야마가라는 시에 옛날부터 전해온 야마가도로(야마가 등불)입니다. 쿠마모토현 북부에 있는 야마가시는 기쿠치강 주변에 위치하여 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한 곳입니다. 그 곳은 와시(일본의 전통 종이)의 원재료를 많이 재배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 와시를 이용하여 만드는 와시공예가 무로마치시대(1336~1573)부터 전해 내려왔습니다. 와시공예는 나무나 쇠붙이는 사용하지 않고 소량의 풀로만 제작합니다. 에도시대(1603~1867)에 야마가의 경제 중심이 됐던 젊은 청년들의 모임인 ‘단나슈’ 사람들을 통해서 더 발전하였고 전통의식으로 그 지역의 장군에게 봉헌하는 예물인 만큼 점점 고급스러운 공예로 발전되었습니다. 한편에서는 관광자원이 발전하여 와시공예 중 가장 유명한 “야마가도로(야마가등불)”를 머리에 단 여성 무용수들이 야마가 시내를 퍼레이드 하는 “야마가등불축제”가 생겨났고 현재까지도 전 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퍼레이드를 보러 갔던 당시 저는 초등학생이었기도 하고 사람이 너무 많았기도 해서 무용수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힘들어 몇 번이나 “이제 가자”는 소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어두워진 시내 도로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여성무용수들이 머리에 등불을 단 채 등장하기 시작하자 집에 가자는 말은 쏙 들어갔습니다. 오히려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린 마음이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때의 낭만적인 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제가 갔을 때보다 더 많은 이벤트가 생겼습니다. 또 시내에 “야마가 등롱 민예관”이라고 해서 다양한 야마가 등롱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등롱뿐만이 아니라 다른 와시공예도 전시되어있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야마가시에 흐르고 있는 기쿠치강을 올라가면 기쿠치시가 있고 거기에는 계곡이 있습니다. 이 계곡은 아주 넓은 동시에 전나무, 솔송나무, 느티나무 등의 원생림이 들어서있기 때문에 여름인데도 시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연이 아주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아소쿠주국립공원”의 특별보호지구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주변에는 기쿠치온천과 아소우치노마치 온천이 있습니다. 저는 계곡 주변에 있는 식당에 가서 강에서 잡았던 생선을 막대기에 꽂아 불 옆에 세워서 구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금으로만 간을 해 아주 원시적인 요리였지만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 기회가 된다면 다시 먹으러 가고 싶습니다. 혹시 거기에 가실 예정이 있으신 분들 중 강을 건너가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여벌옷을 가져가시는 걸 강력추천 드립니다. 건널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예상외로 건너는 것이 어렵습니다. 중간에서 넘어져 어쩔 수 없이 물에 젖은 채로 내려가는 사람들 몇 명을 그 식당에서 봤습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서 웃어넘길 수 있었지만 혹시 제가 그렇게 되었다면 정말 곤란했을 것입니다. 조금 얄밉지만 저는 생선을 맛있게 구워 먹으면서 그 재미있는 장면을 즐겼습니다. 저희는 그 밤, 기쿠치온천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기쿠치관광 호텔 화실에 가족과 함께 한방에서 잤습니다. 일본에 있는 유명한 온천들의 역사가 보통 몇 백 년이 되는 것에 비하면 기쿠치온천은 1950년에 발굴이 돼서 역사가 짧습니다. 온천의 연기 속에 백룡이 나타난 것을 보고 발굴이 됐다고 합니다. 성분은 PH9.19의 무색투명한 알칼리성 성분이랍니다. 또 이 지역의 물은 마시기에도 좋은 물이라 일본 명수 100선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목욕한 후 유카타(여름에 입는 일본 전통의상)를 입고 싶어서 호텔에 가자마자 온천에 가서 오빠와 함께 호텔 내에 있는 게임센터에 가서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집은 차가 없었던 터라 기차여행도 할 겸 기차를 타고 그 곳에 갔었습니다. 그 때 저희 여행코스는 아침에 출발하여 기쿠치계곡에 도착 후 점심을 먹고 놀고 저녁이 되기 전에 야마가등롱축제를 보러 이동하여 저녁을 거기서 먹고 어두워지는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여성무용단의 퍼레이드를 보는 코스였습니다. 그리고 기쿠치온천에 갔습니다. 차가 없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가지 못했던 야마나미 하이웨이라는 곳까지 가면 완벽한 1박2일 코스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야마나미하이웨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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