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역전문 언론인이자 유튜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역밀착형 콘텐츠를 정착시킨 바 있는 김 전 편집국장에게 지역신문의 미래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물었다. 본 인터뷰는 서면 질의에 서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선배님께서는 지역신문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부은 대표적인 지역전문 언론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근황을 알려 달라.작년 3월말, 자발적 조기 퇴직을 한 후 프리랜서로 생활하고 있다. 과거 출간한 <풍운아 채현국>처럼 한 인물을 취재 중인데 연말에 다큐멘터리 영화와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간간이 언론사와 기관·단체의 강연 요청에도 응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국의 지역출판사들을 취재해 <지역출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Q 직접 영상을 촬영하시면서 꾸준히 유튜브 활동을 해오셨고 구독자도 현재 2만 명이 넘는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역사 기록 목적이었다. 2016~2017년 촛불집회를 제대로 기록하는 언론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영상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150개가 넘는 촛불집회 영상을 올렸다. 지금도 조회수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기록으로써 가치가 있을 만한 영상을 올린다.Q 시간이 지날수록 영상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지역신문들 또한 영상과 관련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지역신문이 이 영상이라는 매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언론본연의 역할과 관계없는 재미 위주의 영상은 소재를 찾기도, 만들기도 어렵지만, 의미도 없다. 우리 지역 역사에서 기록으로 남겨둘 가치가 있는 집회, 강연, 연설, 기자회견 등 각종 행사를 영상기록으로 남기는 게 오히려 의미가 있다. 지역의 역사, 문화, 관광, 음식, 맛집 등도 기록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Q 새로운 매체들이 계속해서 등장함에 따라 기자로 활동하는 데 있어 단순히 취재, 보도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역신문 기자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기자의 역할은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도구의 출현에 따라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자는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과거에는 사진기자와 취재기자, 편집기자의 역할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었다. 카메라를 사용 자체가 전문적 기술을 요하는 것이어서 그랬고, 편집 또한 전문 기술이 필요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 카메라와 컴퓨터 조판시스템의 등장으로 더 이상 사진과 편집은 전문영역이 아니게 됐다. 영상 편집도 마찬가지다. 웬만한 초등학생도 영상 편집을 하는 시대에 기자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자질 부족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자질이 없는 것이다.Q 최근 윤석열 당선인이 지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지역언론 기자들의 취재를 배제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이 논란과 관련한 지역전문 언론인으로써의 입장을 듣고 싶다.권위주의 정권의 부활로 본다. 박근혜 시절에도 지역은 안중에 없었다.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현 정권 내내 그럴 것이다.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지역언론은 칼 같은 비판정신을 가져야 한다.Q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 이후 곧바로 치러지는 상황이라 ‘깜깜이’ 선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신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지방선거는 지역신문에게 최대의 이벤트다. 특별취재팀을 가동해 각 후보의 움직임을 가장 자세히 신속하게 보도하는 건 물론이고, 유권자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공약을 적극 분석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단순 전달이 아니라 공약의 문제점이나 실현가능성도 함께 보도해야 하고, 각 후보의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도 해야 한다.종이신문에만 매달리지 말고 인터넷신문과 SNS를 적극 이용해야 한다. 각 후보들의 유세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도 필수다.
Q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신문은 뉴스기업이 아니라 종합 콘텐츠 기업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신 바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지역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하루만 소비되고 마는 일회성 뉴스보다 콘텐츠로써 가치를 갖는 기사를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의 산, 강, 계곡, 노거수 등 자연유산부터 길, 골목, 시장, 특산물, 음식, 건축물, 역사유적, 문화유산, 축제, 인물, 기업, 역사 등 모든 지역자산을 콘텐츠로 만들 수 있고, 이를 신문에 연재하고 분야별 책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런 걸 시·군청, 문화원 등에서 해야 하지만, 지역언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책으로 출간할 땐 당당하게 시·군청에 예산 요청을 해야 한다. 공익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경남도민일보가 시·군별 청소년 역사문화탐방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이런 콘텐츠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이를 통해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공동의 역사와 문화,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지역민의 결속과 소속감을 높이는 게 지역언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는 지역신문의 수익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지역신문 기자들이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갖고 깊이 파고 들 수 있도록 신문사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Q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프리랜서로 유튜브, 블로그, 각종 매체나 책 출간 등을 통해 기록을 남기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은 계속할 생각이다. Q 끝으로 20주년을 맞이한 주간함양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주간함양은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의한 우선지원대상으로 10년 넘게 연속 선정되어온 모범적 신문으로 알고 있다. ‘지리산인’ 등 지역밀착 콘텐츠도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가장 친근한 매체, 지역공동체를 굳건히 묶어세우는 공론장으로써 없어서는 안 될 주간함양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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