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20장귀는 마치 회오리 바람이 골짜기에 소리를 울리는 것 같아서 지나간 뒤메아리가 머물지 않게 하면 시비도 함께 물러가리라. 마음은 마치 밝은 달이 연못에 빛을 비추는 것과 같아서 텅 비어 집착하지 않으면 곧 물아를 모두 잊으리라.<원문原文>耳根(이근)은 似颷谷投響(사표곡투향)하여 過而不留(과이불류)하면 則是非俱謝(칙시비구사)하고 心境(심경)은 如月池浸色(여월지침색)하여 空而不著(공이불착)하면 則物我兩忘(즉물아양망)이니라.<해의解義>회오리 바람이 계곡을 휘몰아치며 소리를 내더라도 바람이 가 버리면 계곡 안은 다시 전처럼 조용해진다. 그러하듯이 우리의 귀에 시비가 들려와도 듣고 흘려버리면 더 이상 시비 거리가 되지 않는다. 달이 맑은 연못 속을 환히 비추어도 달이지고 나면 연못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그러하듯이 우리의 마음도 말게 텅 비워 두면 물아를 모두 잊는 경지에 들게 되는 것이다.<주註>耳根(이근) : 귀. 근(根)은 불교에서 감각기관을 일컫는 말. 颷(표) : 회오리 바람. 浸色(침색) : 빛을 비추는 것. 著(착) : 집착. 物我(물아) : 외물과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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