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유혹하는 계절입니다. 천지에 꽃 꽃 꽃 꽃세상입니다. 벚꽃이 활짝 피어서 팝콘이 가지마다 달려 있는 듯하고 노란 개나리와 분홍 진달래 그리고 백목련 자목련이 자기의 모습을 보아달라며 아우성입니다. 이럴 땐 그냥 지나가면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아름다움에 터지려는 가슴 살살 붙잡고 못 이기는 척하며,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잠시 멈춰서서 카메라를 꺼내어 예쁜이들의 모습을 담을 수밖에요. 그리고 밴드나 페이지, 페북 등에 글과 함께 소개까지 하지요.며칠 전에는 가까운 곳에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방문을 했습니다. 주차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더군요.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며 봄꽃을 보는 사람들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수양버들처럼 가지를 늘어뜨린 벚나무가 바람에 날려 심하게 흔들리며 춤을 추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지요. 그래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영상으로 담기도 하며 기어이 ‘그날’이라는 제목으로 시까지 한 편 짓고야 말았습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아낌없이 흔들리고 싶다/바람아 불어라/불어라 바람아/니가 내가 되고/ 내가 니가 되어/하나 될 때까지/바람 불어/기쁜 우리 그날/아, 꽃은 봄은 왜 이렇게도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걸까요?김구 선생이 그랬다지요.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나님이 물으신다면 대한 독립이오.” 두 번째 물어도 마찬가지이고 세 번째 물을 때는 더 큰 소리로 대한 독립이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했지요. 나도 그렇습니다.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얘기할 것입니다. “무대에서 음악회 사회 보는 일을 제일 좋아합니다”라고. 두 번 세 번 물어도 똑같은 대답을 할 것입니다. 그만큼 음악회 사회는 내게 큰 기쁨이 되고 활력이 되는 일이니까요. 아파서 누워 있다가도 음악회 사회 좀 봐달라는 요청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달려갔었고 원근을 따지지 않고 달려갔었지요. 지금도 요청이 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여 달려갑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행사를 진행하거나 음악회 사회를 보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라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이 아름다운 봄에 새로 시작한 일이 있는데 꽃과 음악이 어우러진 아침 음악방송 5분의 데이트! 유튜브 별피엠 채널에서 아침마다 음악방송을 하게 된 것입니다. 꽃과 음악, 매일 색다른 꽃 이야기와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드리는 코너지요. 십여 일 넘게 방송하면서 만난 꽃은 데이지, 데모르, 아메리칸 블루, 수선화, 군자란, 메리골드, 청화국, 꽃기린, 장미 등입니다. 꽃말도 참 다양하네요. 굳이 가장 기억에 남는 꽃을 몇 가지 고르라고 한다면 수선화와 아메리칸 블루, 그리고 메리골드입니다. 수선화와 아메리칸 블루는 글을 쓰는 친구의 별칭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꽃이고, 메리골드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꽃 색깔도 너무나 화사하고 예뻐서지요. 신부 부케로 결혼식장에서 많이 사용된다는 특징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꽃기린, 이것은 ‘고난의 깊이를 간직하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예수님꽃이라는 별칭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과 음악이 어우러진 방송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워서 미소와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봄의 대명사는 화사한 꽃이고 그 꽃을 보는 나는, 우리는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아, 꽃은 봄은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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