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15장바람과 달과 꽃과 버들이 없으면 천지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정욕과 기호가 없으면 마음의 본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내가 주최가 되어 외물을 부리고 외물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면 곧 정욕과 기호도 하늘의 기미 아님이 없고 세속적인 정도 곧 진리의 경계가 되느니라.<원문原文>無風月花柳(무풍월화류)면 不成造化(불성조화)하고 無情欲嗜好(무정욕기호)면 不成心體(불성심체)하나니 只以我轉物(지이아전물)하고 不以物役我(불이물역아)면 則嗜欲(즉기욕)도 莫非天機(막비천기)요 진정(塵情)도 卽是理境矣(즉시이경의)리라. <해의解義>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예컨대 이름없는 풀, 무심한 바람, 하나까지도 모두 조물조의 조화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으며 정욕과 기호 또한 마음의 바탕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다만 내가 마음의 주인이 되고 외물을 주체적으로 부릴 수 있다면 이들을 다 천기와 천리에 합당하게 작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법구경(法句經)에도 ‘마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다. 그 마음의 주(主)가 되어 모든 알을 시키니 마음이 약하면 그 말과 행동 또한 그러하리라. 그로인해 괴로움이 그를 따라 마치 수레의 자취처럼 된다’고 했다. 내가 마음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누구도 깨달음을 얻을 수 없으며 늘 수레의 자취처럼 괴로움을 수반하고 다녀야 한다. 그러므로 늘 내가 주체가 되어 외물을 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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