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6일 오후 3시30분께 함양읍 동문사거리 앞에 신호를 무시한 채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간다. 횡단보도에는 초록색 보행자 신호가 점등됐지만 주위를 살피며 앞질러 나간다.코로나19 여파로 음식점 배달 수요가 전국적으로 늘어나면서 배달플랫폼 노동자들이 증가한 것은 함양군도 예외는 아니다. 함양군에는 배달업체 3곳이 운영, 지난해 10명이던 배달노동자가 3월 기준 16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450~500건에 달하는 배달 업무를 수행하며 한 명당 30개 가량의 배달콜을 받는다. 배달플랫폼 노동자들이 늘어난 만큼 난폭운전으로 위협을 느낀 군민들의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배달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많은 배달콜을 받으려다 보니 난폭운전에 과속도 일삼게 된다. 시간이 곧 돈으로 환산되는 배달 노동자들의 위험천만한 운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인도주행, 역주행, 신호위반, 안전모 미착용 등 도로 위 시한폭탄이 따로 없다. 배달 업계 종사자 A씨는 이들의 무분별한 질주에는 플랫폼 운영 방침이 한몫하고 있다며 문제점으로 꼽았다. A씨는 “하루에 들어오는 배달 물량은 한정적이고 그중 누가 더 많이 배달을 하느냐 싸움이다”며 “배달 직원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입을 열었다. A씨 설명에 따르면 배달업체는 직원이 직급별로 나눠지고 직급별로 배달 콜이 뜨는 시간이 다르다. 높은 직급일수록 배달콜을 짧은 간격으로 받게 된다. 이 시스템은 짧은 시간에 배달콜을 많이 받고 동선을 최대한 줄일 수 있어 유리하다. 이에 반해 직급이 낮으면 같은 시간에 비해 배달콜도 적고 동선이 꼬이면서 먼거리로 배달하게 되니 과속을 부추기게 된다는 것이다. 배달업체의 직급별 차별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군민들에게도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함양읍 주민 B씨는 “가끔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배달기사들이 있다”며 “운전자뿐만 아니라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보행자들에게도 굉장히 위협적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많은 배달콜을 따내려다 보니 신호위반, 난폭운전, 과속운전을 하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함양경찰서 자료에 따르면 접수된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건이 2020년 10건, 2021년 22건으로 해를 거듭하며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함양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사망자는 46명으로 그중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5명 전체 교통사고사망자 중 12.5%를 차지했다. 이에 함양경찰서는 경남청이 주관한 테마단속, 교통외근 등 이륜차를 집중 단속하여 2020년에는 58건, 2021년 238건으로 310%가 넘는 이륜차 교통위반을 단속했다. 또한 이륜차 사고다발지역에 캠코더 단속을 강화해 20년도 4건이던 캠코더 단속을 21년에 들어와 64건 대폭 적발하면서 1500% 단속을 증가시켰다. 함양경찰서 관계자는 “증가하는 이륜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함양에 있는 배달 업체와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륜차 통행이 많은 지역에 플랜카드들 설치하여 많은 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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