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조심調心과 숨쉬기의 조식調息과 몸의 조신調身이 될 때, 다시 말하면 마음을 고르게 하고, 숨을 고르게 쉬고, 몸을 고르게 할 때 대자연의 조화로 승화되어 천인묘합天人妙合의 경지에 들게 된다. 여기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조식調息이다. 아이가 태胎 중에 있을 때에는 입과 코로 호흡을 안 하고 탯줄이 모母의 임맥任脈에 연連하여 있고 임맥은 폐肺에 통하고 모母가 코로 호흡할 때 배꼽으로 아이가 호흡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태胎 밖으로 태어나면 천기天氣는 호흡으로서 흡수를 하니 반드시 코로만 한다. 입은 음식이 들어가는 곳이고 코는 숨을 쉬는 곳인데 입은 사람이 거칠게 살다가 마지막으로 죽어 갈 때나 입으로 쉬는 것이니 절대 입으로 숨을 들이쉬지도 내뱉지도 말아야 하며, 입은 다물고 눈은 지그시 감고 조용히 앉아서 코로만 호흡을 한다. 수련이 깊어지면 호흡을 길게 늘여 가면서 수련하는 것이 다음 단계이며, 나중에는 숨을 쉬는 것 같지 않지만 숨을 쉬는 경지로 코끝에 깃털을 갖다 대어도 안 흔들리도록 조용히 숨을 쉬게 되는 단계로 가게 된다. 그리하여 한번 숨을 쉴 때 기氣가 모인다는 생각을 하고, 숨을 내쉴 때 몸 안의 모든 탁기濁氣를 내보낸다는 생각을 하고 내쉬는데,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참된 건강과 훌륭한 인격을 갖추는 동시에 선인仙人이 되어 가는 것이다. 국선도에서는 특히 처음 단전호흡 할 때는 숨을 마실 때 최대한 내밀고 토할 때 최대한 움츠리는 식으로 수련하지만, 본격적인 호흡에 들어가서는 최대한 단전을 내밀고 당기는 식의 극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만약 그렇게 하면 이마에 땀이 나고 잘 되는 것 같지만 실상 단전으로 모여야 할 화기火氣는 흩어지므로 단전호흡을 할 때는 80~90퍼센트 정도만 마시고 토하면서 약간의 여유를 두어야 하는데 이것을 이단 호흡이라 한다. 바로 호흡을 고요하고 부드럽게 깊게 아랫배, 즉 하단전으로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호呼와 흡吸 사이, 흡吸과 호呼 사이가 의도적으로 멈추는 게 아닌 저절로 약간씩 머무는 듯한 상태가 되는데, 그런 상태를 이단二段 호흡 상태라 한다. 특히 숨을 마시고 멈추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게 되면 정精이 뭉치는 작용이 강해지는데 여기에 호흡의 비법이 숨어 있다. 또한 마음이 고요하면 숨이 고요해지고 숨이 고요하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숨을 고요히 고를 때 원기元氣가 하단전에 차게 된다. 정신精神은 고요한 가운데 청명淸明해지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심신일여지경心身一如之境의 입문이다. 즉 정신과 마음의 잡다한 망상과 잡념들을 단전에 두고 고르게 깊은 숨을 쉬고 있다 보면 자연적으로 머리와 마음이 비워져 맑아지며 최고의 명상상태(입정)로 들어가는 것이고, 더욱 깊게 들어가면 무아無我와 우아일체宇我一體의 경지를 체험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의 몸과 분리되어 있는 자연의 기운을 하단전에 끌어당겨 축기하는 느낌으로 수련을 하게 되지만, 궁극에는 나의 몸도 우주의 질료 중에 하나이고 나와 외부의 경계 자체가 사라지고 자연의 일부라는 의식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분열分裂의 끝이자 진공眞空인 무극無極의 상태와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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