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11장초록은 시들어 떨어지면 곧 다시 뿌리 밑에 새싹이 돋고 계절은 비록 얼어붙는 추위라해도 마침내 날아오는 재 속에 봄기운이 돌아온다. 만물을 죽이는 기운 가운데도 자라나게 하는 뜻이 늘 주가되니 가히 그로써 천지의 마음을 볼 수 있느니라.<원문原文>草木(초목)은 纔零落(재영락)하면 便露萌穎於根柢(변로맹영어근저)하고 時序(시서)는 雖凝寒(수응한)이라 終回陽氣於飛灰(종회양기어비회)니라 肅殺之中(숙살지중)에 生生之意(생생지의)가 常爲之主(상위지주)하나니 卽是可以見天地之心(즉시가이견천지지심)이니라. <해의解義>엄동설한의 추위 속에서도 초목은 그 뿌리 밑에서 움터나올 준비를 하여 봄기운을 배태하고 있다. 그러므로 천지 자연의 마음은 만물을 죽이기보다 살리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대자연은 이렇듯 생명의 샘으로서의 역할을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엄동설한에도 반드시 봄을 그 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유창천호생지덕(悠悠蒼天好生之德)이란 말도 있는 것인지 모른다. <주註>零落(영락) : 시들어 떨어짐. 露(노) : 노출). 萌穎(맹영) : 싹. 時序(시서) : 계절의 순서. 飛灰(비회) : 동지를 아는 기구, 옛날 중국에서는 대통 속에 재를 넣어 동지가 되면 자동적으로 재가 날아오게 하였다 한다. 동지는 곧 겨울의 극한점이자 붐의 출발점이다. 肅殺(숙살) : 만물을 얼어 죽게하는 겨울의 냉냉한 기운. 生生(생생) : 만물이 나서 자라게 하는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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