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수행을 열심히 하더라도 일정한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기운 덩어리인 단화기丹火氣가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동안의 수행시간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물이 100℃가 되어야 끓는 것과 같은 이치로 불 위에 주전자를 올리고 아무리 온도를 높여도 100℃가 되기 전에는 물이 완전히 끓지 않는다. 그러나 99℃에서 물이 끓지 않는다고 해서 물에 가해지는 열이 아무 소용없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물이 끓기 위한 과정으로 임계점臨界點을 넘어설 때까지 수련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그 결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운이 축적되면서 임계점에 다다르면 마침내 단화기丹火氣가 만들어지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다르게 설명한다면, ‘정글의 법칙’이란 방송을 보면 김병만 족장이 나무막대를 이용해 불을 피우는 장면(전형적인 목생화木生火의 원리)이 나온다. 많은 시간과 집중과 노력이 들어가야 마침내 불씨가 생기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나무를 마찰하는 긴 시간의 행위 자체가 단전호흡이요, 마침내 불씨가 발생하려는 조짐으로 흰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몸의 진동이나 자발공 등과 같은 다양한 체험들이요, 그러한 결과로 발생한 불씨出胎가 바로 단화기丹火氣이다. 그러나 불을 피우는 장면을 보면 알겠지만, 불씨 자체로는 다시 쉽게 꺼질 수가 있으므로 이러한 불씨에 다시 조심스럽게 계속 입김을 불어주다, 드디어 불씨에 불이 확 붙게 되는데, 그것이 단丹이 뭉쳐진 진정한 단화기道胎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서 우리는 한 점(단전)에 집중적으로 마찰할수록 불씨(단화기)가 생기는 시간은 그만큼 단축되니,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결국 국선도의 이치는 곧 기氣의 이치요, 기氣의 이치는 곧 단丹의 이치가 된다. 바로 기氣를 양養하면 선인仙人이 될 수 있고, 기氣를 양養하고 축기蓄氣하려면 단전호흡으로 행공行功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도道의 시작은 허심虛心과 공심空心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내면의 생각(고민, 걱정, 번뇌 등)들이 다 사라질수록 하단전下丹田의 단화기의 생성이 더욱 빨라진다. 하단전下丹田에 기운이 넘치면 자연스럽게 등 쪽으로 기운이 올라 머리를 지나 앞면 정중앙으로 기운이 내려오게 되는데 이것을 ‘임독맥任督脈 유통’이라 한다. 등 쪽 정중앙에는 독맥督脈이 있고 앞쪽 정중앙에는 임맥任脈이 있는데, ‘독督’ 자는 ‘감독하다’, ‘살펴보다’는 의미로 독맥督脈은 인체의 모든 경락 중 양맥陽脈을 살피고 감독하는 맥으로 하부의 기운은 이 양맥陽脈이 상승하는 힘을 통해 머리로 올려 보내진다. 그리고 ‘임任’ 자는 ‘맡기다’, ‘주다’라는 의미로 임맥任脈은 인체의 모든 경락 중 음맥陰脈을 책임지는 맥으로 상부의 기운은 이 음맥陰脈이 하강하는 힘을 통해 아랫배로 내려 보내진다. 임독맥任督脈을 연다는 것은 하단전의 기운 덩어리인 단화기丹火氣가 독맥을 통해 척추로 올라 머리 위를 거쳐 앞쪽 임맥任脈으로 내려오도록 하는 것인데 단화기丹火氣가 막힘없이 돌 정도에 이르려면 몇 년을 한결같이 수련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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