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라남도 해남군을 시작으로 창녕, 거창, 함양에서도 연쇄적으로 양봉농가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8일 함양군에 따르면 관내 꿀벌 집단 실종·폐사 피해 규모는 전체 194농가 6,034군(‘군’은 여왕벌 한 마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꿀벌 집단의 단위) 중 57.2%에 해당하는 47농가 2,704군으로 추정되며 그중 서상면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함양군, 농림축산검역본부, 농촌진흥청 등에서 올해 1월 중순 피해를 입은 농가를 직접 방문해 조사를 실시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꿀벌 집단이탈 현상에 관해 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으로 의심하고 있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된 군집붕괴현상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사망하게 되면서 영양공급에 제한을 받아 몰살당하는 현상이다. 원인으로 바이러스, 농약, 전자파, 살충제 등 다양한 주장이 언급되고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 서상면에서 양봉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영록씨는 이번 ‘꿀벌 집단 실종사건’에 대해 징조가 먼저 보였다고 말했다. 재작년부터 이유 없이 꿀벌 개체수가 줄어들었고, 작년에 접어들어 꿀벌들이 절반 이상 없어 진 것을 확인했다며 “말벌이 공격했거나 병에 걸려 폐사를 한 것이라면 사체라도 쌓여 있는 게 정상인데, 아무것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라 말하며 10년 동안 지금까지 이런 유례없는 현상은 처음 겪는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아직 벌이 동면 중으로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피해 농가에서 채취한 시료 분석이 끝나면 조금 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꿀벌이 농업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략 6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아몬드는 꿀벌 없이는 농사 자체가 불가능하고, 사과와 블루베리도 꿀벌 의존도가 90%에 이른다. 결국 꿀벌 고유의 역할이 확연해 앞으로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농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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