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매년 여기서 사먹고 있는데 언제나 품질이 좋습니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습니다. 저는 특히 반드시 당도만 높은 것보다 조직이 부드럽고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귀감이 그런 곶감입니다. 판매자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어느 고객이 스토어 마켓에 올린 후기인데 아이디로 올리기 때문에 누군지는 모른다. 감사는 내가 해야 하는데 오히려 나에게 감사하다는 고객의 후기에 곶감 말리며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흐뭇해하고 있다. 올해 곶감농사는 여느 해보다 유난히 어려웠다. 감 작황이 최악이었던 것부터 감을 깎아 말리는 과정에 어려웠던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으니 보람이 있다.사실 올해 곶감이 지난해보다 더 맛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내가 보기에도 전반적으로 곶감 품질이 더 좋아져서 모두 선물세트에 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매년 선물용 먼저 담고 지퍼백 실속형 상품을 만드는데 올해는 실속형이나 선물용이나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 맛도 맛이지만 때깔도 좋다. 구정이 코앞인데 맹추위가 이어지니 곶감 분이 예쁘게 나고 있다. 유명한 요리 블로거의 포스팅에 귀감이 소개되었는데 뽀얗게 분이 난 곶감 사진이 너무 멋져 내가 만든 곶감이 맞나 싶어 유심히 봤다.올해 곶감이 특별히 좋은 것은 겨울 날씨 영향이 크다. 올 겨울은 추위가 계속 이어져 곶감이 잘 말랐다. 전국 곶감 농가 다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지난 가을 감 작황은 전국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곶감 작황은 좋아 정말 다행이다. 요즘 대목 밑이라 눈 뜨면 주문장 정리하고 운송장 작성하고 택배 포장하느라 똥 눌 시간도 없다. 오전 내내 컴퓨터에 앉아 운송장 작성하고 오후엔 택배가 오기 전까지 한군데라도 더 배송하기 위해 부지런히 포장을 한다. 택배 박스에 넣기 전에 반드시 곶감 박스를 한번 열어보고 곶감 상태를 확인한다. 곶감은 대부분 포장되어 냉동실에서 오랫동안 후숙했기 때문에 하얀 분이 보기 좋게 올라 가장 맛있을 때다.주문은 대부분 <지리산농부 귀감> 네이버 스토어나 <지리산농부> 카스 채널로 들어오지만전화주문도 많이 들어온다. 전화로 주문하겠다고 하면 (택배 포장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일하다가 받아 적으면 잊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문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하는데 고객 중에는 문자가 불편한 사람도 있다."그냥 말로 합시다~"하고 주소를 불러주면 두말없이 받아 적는다. 한번은 아파트 주소를 불러주는데 `천공십오`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 적어야 할지 몰라 몇 번이나 묻고 되묻고 했다.팔순을 넘기셨다는 할머니 전화 주문이었는데 며느리가 주문해준 귀감을 드시고 갑자기 오빠 생각이 나셨다고 한다. 오빠에게 똑 같은 걸 보내시겠다고 주소를 불러주셨는데 아파트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셔서 기억이 나실 때까지 한참 기다렸고, `천공십오`라는 말을 어떻게 숫자로 전환해서 받아 적어야할지 헷갈려서 불러주신 전화번호로 확인전화를 해야만 했다.1015 이거 전혀 어려운 숫자가 아닌데 말이다....이어집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