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08장인생의 화복(禍福)은 모두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석가가 말하기를 ‘욕심이 불같이 타오르면 이것이 곧 불구덩이이고 탐욕에 빠지면 그것이 곧 고해로되 한 생각이 맑고 깨끗하면 세찬 불길이 연못이 되고 한 생각을 깨달으면 배는 저 언덕에 오른다’고 하였다. 이렇듯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경계는 크게 달라지는 법이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으랴.<원문原文>人生福境禍區(인생복경화구)는 皆念想造成(개념상조성)이니라 故(고)로 釋氏云(석씨운)하되 利欲熾然(이욕치연)이면 卽是火坑(즉시화갱)이요 貪愛沈溺(탐애침닉)하면 便爲苦海(변위고해)나 一念淸淨(일념청정)하면 熱焰成池(열염성지)하고 一念警覺(일념경각)이면 船登彼岸(선등피안)이라 하니 念頭稍異(염두초이)면 境界頓殊(경계돈수)니 可不愼哉(가불신재)아.<해의解義>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모두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욕심과 탐심을 지니고 있으면 그것이 바로 불구덩이요 고해이다. 반대로 생각이 맑고 미망에서 깨이면 그것이 곧 푸른 호수이고 깨달음의 경지이다. 장자도 또한 범부(凡夫)의 마음다스리기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마음이란 뜨겁기가 타오르는 불같고 차갑기가 얼음이며 그 빠름은 구부리고 어우러는 동안에 새해 밖을 두 번이나 어루만진다. 움직이지 않을 때는 깊고 고요하나 움직일 때는 하늘까지 멀리가는 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이로다’장자다운 과장과 풍자가 뒤섞인 표현이나 어찌됐든 석가와 말씀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화복은 이렇듯 간직하기 힘든 마음을 어떻게 잘 다스려 나가는가에 달려있다. 이처럼 아주 한순간의 생각의 차이로도 그 경지는 크게 달라지니 참으로 신중하게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주註>福境(복경) : 복의 경계. 禍區(화구) : 재앙의 구역. 熾然(치연) : 불길처럼 세차게 타오르는 모양. 火坑(화갱) : 불구덩이. 貪愛(탐애) : 탐내고 집착함, 탐욕. 熱焰(열념) : 뜨거운 불길. 警覺(경각) : 먼저 깨달음. 彼岸(피안) : 저 언덕, 깨달음의 세계. 稍(초) : 조금. 頓殊(돈수) :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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