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슨 사연인지 곶감을 사러 덕장으로 오는 고객이 많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곶감을 사러 직접 오는 손님은 모두 아는 사람들이었는데 올해는 신기하게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오는 손님이 꾸준히 이어진다. 방문 구매 고객이 이어지는 걸 보고 아들은 이러다 우리 집 덕장에 곶감 판매장을 하나 열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너스레를 떤다. 귀감이 온라인에서는 제법 알려진 모양이다. 사실 지금 곶감 포장하느라 한창 바빠서 손님이 찾아와도 차 한 잔 대접할 여유가 없어 미안하기만한데 맛있는 곶감을 내어 놓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손님이 오면 시식용으로 나는 가장 크고 좋은 곶감을 내어놓는다. 그리고 먹고 가는 건 모두 공짜라며 이것저것 계속 권한다. 이것은 내가 옛날에 거창의 어느 사과 농가에서 배운 규칙(?)이다. 그 때 사과로 유명한 거창 국도를 지나가다가 사과를 농가에서 직접 구입하면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농가를 직접 찾아갔는데 농장주가 먹고 가는 것은 공짜라며 사과를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사과를 좋아하는 나는 그 자리서 실컷 먹고 박스가 아닌 포대로 가득 담아 저렴하게 샀다. 후한 농장주는 직거래니까 가능한 거라며 덤도 많이 넣어주었다. 오늘은 남원에서 부부가 찾아왔다. 함양곶감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인터넷으로 함양곶감을 검색해서 연락도 않고 바로 찾아왔다. 마침 대봉곶감을 포장하던 중이어서 대봉곶감을 시식용으로 하나씩 권했더니 “맛있네~ 이거 맛있네~ 이거 무슨 곶감입니까?” 하고 가격을 물어본다. 나는 일단 고종시 곶감도 있으니 비교해 보시라고 고종시 반건시 중 가장 큰 것을 하나씩 권했다. 그런데 부부가 고종시 반건시를 입에 넣고는 아무 말이 없다. 그리고 서로 눈길을 주고 받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격도 물어보지 않고 택배로 부쳐달라며 주소를 다섯 개 적기 시작한다. “이렇게 맛있는 곶감은 처음 먹어 봅니다~” 곶감을 좋아하는 부부는 우리 집 뿐만이 아니고 곶감으로 유명한 산지를 여러 곳 방문했는데 함양곶감이 그중 최고라며 두 박스씩 다섯 곳으로 택배 주문하고는 본인이 먹을 것으로는 대봉곶감과 고종시 곶감을 사가지고 갔다. 그리고 설날 선물용으로 오늘 먹은 고종시 반건시를 나중에 주문하겠다고 한다. 오늘은 목요일이라 이번 주 택배 마지막 접수하는 날이다. 요즘은 택배 환경이 달라져 금요일에는 신선식품은 접수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일 배송이 지연되어 금요일 발송한 식품이 토요일에 전달이 되지 않으면 일요일은 쉬기 때문에 월요일에야 배달을 해야 하는데 신선식품은 상할 수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목요일에는 오후 늦게 주문이 들어와도 바로 운송장을 작성해서 발송을 하기 때문에 일주일 중 오늘 토요일이 가장 바쁜 날이다. 나는 바쁜 날에 와서 더 바쁘게 해준 남원 부부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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