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급한 일이 생겨 ‘아이 맡길 곳 찾아 삼만리’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엄마 입장에서 친정이나 시댁이 근처라면 다행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정말 곤욕을 치르게 된다. 함양군은 이런 긴급 돌봄 공백을 완화하고자 지난 6월부터 달님보육시스템을 도입해 시범운영 중에 있다. 달님보육서비스는 맞벌이 부부, 야간경제활동, 병원진료 등 긴급 상황에 대한 대비책으로 야간·휴일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이다. 달님보육서비스 시범운영 지정업체는 함양군 함양읍 한주아파트에 위치한 햇님어린이집(원장 유승경)이다. 해당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아도 함양군민이라면 누구나 예약을 통해 이곳에서 달님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용료 또한 무료이며 서비스 대상은 0세부터 취학 전까지의 영유아들이다. 햇님어린이집 원장 유승경씨는 30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 관해서는 전문가라 자부한다는 유 원장은 올해 시작된 달님보육서비스에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달님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 야간 경제활동을 하는 분들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퇴근이 대부분 6시이고 집에 도착하면 6시30분이 넘는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마치는 시간은 4시. 한마디로 2~3시간 동안 붕 뜨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 달님보육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실제 이용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달님보육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이며 운영시간은 24시간으로 제약이 없다. 유 원장은 “여기 어린이집은 내가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다. 만약 나처럼 어린이집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달님보육서비스를 운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이 아이들을 돌보는 철학도 남다르다. 어린이집 교사를 채용할 때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질을 최우선으로 본다. “저는 교사를 채용할 때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를 먼저 보지 않고 얼마나 아이를 이해하느냐를 본다. 아이들은 항상 변수에 놓여있다. 예로 아이들은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용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아주 허다한 일이지만 내 아이를 돌본다는 마음이 없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사정이 급해 아이를 맡기는 부모의 마음은 편할 리가 없다. 급하게 수소문해 햇님어린이집의 달님 보육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불편한 마음은 여전하다. 하지만 급한 일을 얼른 끝내고 아이를 찾으러 갔을 때 듣게 될 말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재밌는데, 조금 있다 갈래”아이의 말 한마디에 부모는 가장 안심하고 보육교사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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