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자기의 줄임말인 지자기地磁氣는 지구가 가진 자석磁石으로서의 성질을 말한다. 지구 주위에 나타나는 지자기의 영향 영역을 지구자기장 또는 지자기장이라고 한다. 지구는 지각, 맨틀, 외핵 및 내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각, 맨틀, 내핵은 고체로 이루어져 있고, 외핵은 섭씨 수천 도에 이르는 내부 온도에 의해 유체流體 형태를 띤다. 이러한 외핵은 지구의 자전운동 중 바깥쪽의 맨틀의 자전을 따라 가지 못하므로 지구의 자전보다 뒤늦게 되어 외핵 내에 와류가 발생하고, 전체적으로 지구의 자전과 반대방향으로 상대적인 회전을 하게 되며, 이렇게 지구의 회전운동과 핵 내에 와동하는 유체의 운동에 기인하여 자기장을 계속해서 생성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자기장을 생성, 유지하게 되고 이렇게 생성된 2극성의 자기장은 남반구에서는 밖으로 나오고 북반구에서는 안으로 향하는 형태를 띤다. 그런데 평온해 보이는 우주공간은 실은 매우 험악한 환경으로 태양 폭발로 알려진 태양 플레어의 경우 5~10분의 활동에 수소폭탄 100만 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고에너지 입자를 방출한다. 이를 ‘코로나 질량 방출(CME, Coronal Mass Ejection)’이라고 부르는데, 초속 2,000km가 넘는 엄청난 속도로 우주를 뚫고 날아와 폭발 2~3일 만에 지구를 강타한다. 이러한 고에너지 입자와 전자기파는 지구 자기권이 뒤흔들리는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전리층에 구멍이 뚫려 전리층 반사를 이용해 전파를 보내는 단파통신을 쓸 수 없게 되는데, 한 번 전리층에 구멍이 뚫리면 다시 복구되는 데 2시간 정도가 걸린다. GPS도 수신 장애를 일으킨다. GPS를 이용하는 항공기나 선박, 자동차, 인공위성의 치명적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무선식별장치(RFID)로 수화물관리나 상품관리를 하는 업체에서는 순간적 무선신호 인식 불가로 공장 마비나 물류 차질을 겪을 수도 있다. 이밖에도 방송이나 통신의 품질 저하, 톨게이트에서 자동으로 요금을 내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마비 등 많은 영역에서 태양폭발의 후폭풍을 겪게 된다. 또한 지자기 폭풍이 클수록 지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대형 사고는 1989년 3월 캐나다 퀘벡 주의 대 정전 사태를 꼽을 수 있다. 1989년 3월 6일 X15등급의 초강력 태양폭풍이 발생했고 사흘 뒤 엄청난 에너지 입자들이 우주로 방출됐다. 그리고 다시 사흘 반이 지난 뒤 대규모 지자기폭풍이 지구를 덮쳤다.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미국의 기상위성 ‘GOES’는 몇 시간 동안 통신이 끊겼고,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는 연료전지용 수소탱크의 센서에 이상이 생겼다. 극지방에서나 관측할 수 있는 오로라가 미국 텍사스 주에서까지 관측됐고, 단파통신이 두절돼 라디오가 작동하지 않았다. 퀘벡 주는 9시간 동안 ‘블랙아웃’을 겪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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