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농사로 한창 바쁜 시기에, 곶감 농가를 방문하는 것도 실례라고 느껴질 때다. 책을 출간하였다는 소식에 실례를 무릅쓰고 유림면에 위치한 유진국씨의 농장을 방문했다. 유진국씨는 현재 주간함양에 귀농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책 <사소한 행복>은 귀농이야기의 글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일상 이야기를 담은 <흐뭇>, 고양이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고양이를 모시게 되었습니다>에 이은 세 번째 저서다. 유진국씨는 수원에서 학원, 영어 서점을 운영하다가 훌쩍 함양으로 귀농을 선택했다. 어쩌다 글을 쓰게 되었냐고 묻는 질문에 웃음으로 대답했다. “곶감을 팔아야 하는데, 주변인들에게 사달라는 말을 못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곶감을 향한 진심과 소소한 일상을 sns에 담기 시작한 유진국씨. 그의 바람대로 손님들은 sns에 올라오는 영농일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글을 쓴 후주문량도 관심과 비례해서 늘어났다. 그의 곶감을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찾아 재주문도 증가했다. 곶감 제작 기술을 연구하고 맛있게 만드는 것도 보람이지만 곶감을 맛있게 먹고 남기는 고객의 별 다섯개 후기를 보며 큰 기쁨을 느낀다. “이 곶감은 국립덕장에서 말러 음악을 들려주면서 말렸는데 일반 곶감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책은 각 챕터를 악장과 클래식음악의 빠르기로 표현해 특이하다. 1악장 알레그로, 2악장 라르고, 3악장 미뉴에토 그리고 4악장 알레그레토. 나도 모르게 잔잔하고 톡톡 튀는 곶감일기를 교향곡 듣는 기분으로 읽게 된다. ‘클래식 음악을 들은 곶감은 더 맛있을까?’ 책의 뒷표지에 눈에 띄게 적힌 문장이다. 말러의 음악을 들려주며 만들어진 곶감이 더 특별한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교향곡을 들으며 먹는 유진국씨의 곶감 맛은 한 층 더 풍부하다. “곶감 구매하시는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면 어떨까 하여 요즘 곶감을 주문하는 고객에게 이 책을 한 권씩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곶감 이야기를 담은 책인 만큼 곶감을 먹는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유씨. 곶감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의 일상을 읽다보면 내가 먹는 곶감 하나에도 이야기가 입혀진다. 곶감을 한입 넣으니 유씨의 일상 한 조각 달콤함을 씹는 기분이다. 요즘 비대면 주문이 일상이 되면서 상품가치가 뛰어난 농산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느낄 수 있는 생산자의 진심을 전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인터뷰를 통해 그가 곶감에 어떤 진심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곶감이 왜 잘 팔리는지도 알 수있는 시간이었다. 유진국씨의 곶감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지리산농부 귀감’에서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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