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99장배우는 분바르고 연지 찍어 붓끝으로 아름다움과 추함을 그려내지만 이윽고 노래가 끝나고 막이 내리면 그 아름다움과 추함이 어디에 있는가. 바둑 두는 사람은 앞과 뒤를 다투어 바둑돌로 승패를 비교하지만 이윽고 판이 끝나고 돌을 거두면 그 승패는 어디에 있는가.<원문原文>優人(우인)은 傳粉調咮(전분조주)하여 效姸醜於豪端(효연추어호단)이나 俄而歌殘場罷(아이가잔장파)면 姸醜何存(연추하존)이며 奕者(혁자)는 爭先競後(쟁선경후)하여 較雌雄於著子(교자웅어저자)가 俄而局盡子收(아이국진자수)면 雌雄安在(자웅안재)리오.<해의解義>연극이 끝나고 막이 내리면 붓끝이 만들어낸 배우의 아름다움이나 추함은 사라져 버린다. 또한 바둑판이 끝나면 돌을 놓아 겨루던 승부도 끝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추구하는 부귀영화나 명리도 인생이 끝나면 이렇듯 다 허무한 것이 되고 말지 않겠는가.<주註>優人(우인) : 광대, 배우. 傳(부) : 붙이다. 調(조) : 고르다. 豪端(호단) : 붓끝. 俄而(아이) : 이윽고, 한참 후. 著子(저자) : 바둑돌. 安(안) : 어찌, 어디에 하(何)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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