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의 네 가지 형태로 구성되는 뉴턴 물리학적 세계로부터 특수상대성이론으로부터 시공간과 물질(에너지)의 세계로 변모하게 되었으며 이는 과학의 역사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통합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10년의 기간 동안 뉴턴의 만유인력법칙과 자신이 생각하는 상대성이론의 관련성을 찾아 새로운 중력이론을 준비했으며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이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내용은 너무나 획기적이었으며 시공간과 물질-에너지마저도 한데 묶는 또 하나의 통합을 이루어냈다.일반상대성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을 일반화시킨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두 관찰자는 서로에 대해 상대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운동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관찰 결과의 상대성인 반면 일반상대성이론의 경우에는 두 관찰자가 서로에 대해 가속 운동하는 경우로 확장한 것이다. 즉 특수상대성이론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상대적인 가속도가 없는 특수한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특수상대성이론을 일반화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고 지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학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수학자가 아니었던 아인슈타인은 친구 수학자의 도움을 얻어 100년 전에 수학자들이 정리해놓은 리만 기하학을 배웠고 이를 가속 운동하는 시공간에 적용시켜 최종 결론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보통 유클리드 기하학이란 우리가 초등학교에서부터 배워온 공간에 대한 수학으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이고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직선인 평평한 공간을 설명한다. 반면 리만 기하학은 평평한 공간이 아니라 구부러진 곡면을 기술하는 기하학이다. 이 공간에서는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평평한 공간에서의 이야기와 크게 달라진다. 대표적인 곡면은 바로 우리가 땅을 딛고 사는 지구표면이다. 이 공간에서는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곡면을 따라 그려지는 구부러진 측지선이며, 세 점을 잡아 삼각형을 그렸을 때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커진다. 실제로 수평으로 날아가는 물체를 정지한 상태로 보면 수평 궤적으로 보이지만 수직으로 가속 운동하는 우주선에서 보면 아래로 휘어지는 포물선 궤도로 보일 것이다. 이는 지구상에서 중력에 의해 수평으로 던진 물체가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전자의 경우 우주선이란 공간의 변화에 의해 포물선 궤도가 나타나듯이 지구상의 궤도 역시 보이지 않는 지구주변의 공간변화를 통해 휘어진 궤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물체가 지구상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것은 지구가 물체를 잡아당겨서가 아니라 지구 주변의 시공간의 지구에 의해 구부러지고 그 물체는 그 구부러진 공간을 따라갈 뿐이라는 의미가 된다.이를 더 일반화하면 태양이 지구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도는 것이 아니라 태양이 만든 구부러진 시공간을 지구가 따라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뉴턴이 생각했던 만유인력이라는 힘은 실제로는 없었던 것이다. 겉보기에 잡아당기는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운동의 배경을 이루는 시공간이 평평하지 않고 구부러지면서 물체의 운동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그 첫 적용사례로 아주 멀리 떨어진 별빛이 태양을 살짝 스쳐 지구로 올 때 태양이 만든 구부러진 공간을 지나며 휘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1919년 영국 천문학자 에딩턴은 정확히 검증했으며 이로부터 아인슈타인은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이라는 절대적인 권위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이 아주 강한 경우에만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중력이 강하지 않은 영역에서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도 아주 정확하기 때문에 지금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 또한 우주의 배경이라 생각했던 시공간이 배경 안에서 움직이는 물질 및 에너지와 함께 변화하는 훨씬 더 역동적인 우주가 되었다. 물질이 배경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된 배경이 다시 물질의 운동에 주는 우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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