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향교(전교 강기형)에서 한시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성기옥 강사가 ‘上林四季 상림사계’라는 제목의 한시(칠언율시) 작품 하나를 소개했다. 해당 작품은 함양향교 한시반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현 전 함양전교의 작품으로 함양 상림의 사계를 주제로 지은 한시이다. 上林四季 상림사계   - 안산(安山) 여성현(吕聖鉉)四季風情何處尋 사계의 풍정 어디에서 찾겠는가!사계풍정하처심千年氣息顧幽林 천년의 숨결 그윽한 숲 돌아보네.천년서기고유림新春靑麥秋楓畵 새봄의 푸른 보리 가을 단풍 그림신춘청맥추풍화盛夏紅蓮冬雪森 한여름 붉은 연꽃 겨울눈 숲.성하홍련동설삼濯足溪邊無念日 탁족의 시냇가 무념의 날탁족계변무념일開胸樹下浩然心 가슴 펴는 나무 아래 호연의 마음.개흉수하호연심咸陽象徵金鋤說 함양의 상징 금 호미 전설함양상징금서설石爛渭川流爲箴 불변의 위천 흐름 잠계로 삼네. 석란위천류위잠⇒ 율시는 압운(押韻)과 평측(平仄), 대장(對仗)과 점대(粘對) 원칙 등을 근간으로 격률(格律)을 동반하는 한시의 한 종류이다. 제1구의 尋을 비롯하여 짝수 구의 끝 운자인 林, 森, 心, 箴은 침(侵) 운에 속한다. 발단에 해당하는 수련(首聯)에서는 風情과 千年氣息으로 서기 어린 숲을 나타내고자 했다. 전개에 해당하는 함련(頷聯)에서는 春夏秋冬의 대표특징을 담았으며, 절정에 해당하는 경련(頸聯)에서는 숲을 접하는 일상을 표현했다. 제3, 4구의 春과 夏, 秋와 冬은 계절, 靑과 紅은 색깔, 麥과 蓮은 식물, 楓과 雪은 자연의 대장이다. 畵와 森은 명사의 대장으로 畵林이 상림을 상징한다. 제5, 6구의 足과 胸은 신체인 동시에 구체와 추상의 대장이다. 邊과 下는 위치, 無는 없다, 浩는 크다는 뜻이므로 선명한 반대(反對)로 표현되었다. 결말에 해당하는 미련(尾聯)에서는 금호미 전설과 석란의 잠계로 끝맺었다. 제7구의 금호미는 후인이 계속해서 숲을 잘 가꾸어달라는 최치원 선생의 심계(深計)를 유추했다. 재산에만 눈독 들이는 두 아들에게 황무지 어딘가에 황금을 묻어 두었으니 먼저 찾는 자식이 모두 가지라는 동화의 유언을 생각나게 한다. 無念은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준말로 무아의 경지를 뜻한다. 石爛은 해고석란(海枯石爛)의 준말로 바닷물이 마르고 돌이 썩을지언정, 영원히 변치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金나라 원호문(元好問)의 〈서루곡(西樓曲)〉 등에 근거한다. 선인의 풍류와 학문의 척도를 짐작할 수 있는 한시의 재현은 현유(賢儒)의 발자취를 본받고, 함양의 고전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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