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5일은 일흔여섯번째 맞는 식목일이다. 나무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에 맞추어 제정되었으나 75년이 지난 지금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 나무 심는 시기가 빨라져 식목일을 앞당겨야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헐벗은 산을 빨리 녹화하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된 때도 있었다. 이제는 평일이 되었지만 나무심기의 중요성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므로 탄소를 흡수해 주는 나무심기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산림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에서는 상수리나무가 탄소 흡수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 나무를 더 사랑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봄철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봄을 보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었다. 황사를 막기 위해 황사 발원지인 고비사막에 녹화사업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가 나무심기 지원사업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성공한다면 지구환경개선의 기념비적 사업이 될 것 같다. 방대하고 메마른 사막에 녹화 사업을 하는 것은 우공이 큰 산을 옮기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어려움의 크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많은 노력과 장구한 세월이 필요하고 개인 보다는 모두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이라는 말은 큰 산을 옮긴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므로 이것을 옮기겠다는 생각이 어리석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전정신과 대를 이어가면서까지 이루어 내겠다는 의지를 높이 사야할 것 같다. 고비사막의 녹화사업과 미세먼지 줄이기에 주변국들 모두가 참여하여 실행한다면 다음 세대가 아니면 그다음 세대라도 황사 없는 봄맞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직장을 퇴직하고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가지고 있던 조그마한 임야와 지인의 배려로 빌려준 땅에 소득이 나올 수 있는 나무 400그루를 심었다. 시작만하고 마무리가 시원찮았던 내 과거 전력 때문에 그냥 편하게 살면 될 것을 70이 넘은 나이에 또 일을 저질렀다는 아내의 걱정 섞인 항의성 반대에 지원을 받지 못하고 호랑이 어금니 같이 아껴왔던 비자금을 털어 묘목구입비와 기타 경비를 충당했다. 학교에서 배웠던 임업관련지식이 졸업한지 50년이 넘어 남아 있을리 없고 구입한 나무에 대한 지식도 적어 무조건 심어 놓고 싹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미숙한 초보농부다. 사서하는 고생이지만 나무를 심었다는 뿌듯함으로 요 며칠 행복감에 젖어 살고 있다. 나무를 심는 일이 이타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는 꽃과 열매, 잎, 줄기, 뿌리, 몸통 모두 일상생활에 모두 유용하게 쓰이고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 주고 미세먼지도 줄여주고 온도를 조절해 주며 휴식공간을 내어 주고 조류나 짐승 곤충들의 삶의 공간이 되어 주기고 한다. 이 모든 혜택을 나무주인이 아니라도 대부분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분재목이나 정원수를 가꾸는 사람들 중에 한그루의 나무를 선정하여 평생을 가꾸고 다듬어 완성목이 될 때까지 정성을 쏟아 기르는 나무를 평생목이라고 한다.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불편하고 불안한 일상이다. 나무 한그루 심어 평생을 함께 할 친구로 만들어 나무와 함께 마음을 푸르게 가꾸어 보면 어떨까. 이 작은 실천이 환경을 지키기 위한 동참이 될 것이다. 방대한 고비사막의 녹화사업도 한그루부터 심어 마지막 한그루가 심어져야 완료되는 것이다. 글 쓰는 중에도 마음은 나무 심은 곳에 가 있다. 심은 나무농장이 보잘 것 없는 규모지만 마음을 푸르게 가꾸고 정화할 수 있는 일터가 생기고 모두에게 이로움도 줄 수 있으니 일거다득이 아닌가.식목일이다. 나무 심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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